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정치 명문가' 출신 日총리… 지지율 하락 겪고 있어요

입력 : 2017.07.28 03:08

아베 신조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63) 총리가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어요. 지난 2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소속 정당이 '역대 최악의 참패'라 불릴 정도의 큰 패배를 겪은 데다, 지지율도 20%대로 떨어져 총리직 유지가 위태롭다는 관측까지 나오죠. 이웃 나라의 총리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도록 해요.

아베 총리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의 화려한 집안 배경을 빼놓을 수 없죠. 아베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는 56~57대 일본 총리를 지냈고 친할아버지 아베 간(安倍寬)은 국회의원이었어요.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晉太郞)는 1980년대 4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했죠. 친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역시 현직 국회의원입니다. 부인인 아키에 여사는 캐러멜로 유명한 모리나가 제과 사장의 딸인데, 한국 연예인의 팬으로 널리 알려졌어요.

아베 신조는 '정치 명문가 출신의 귀공자'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정계에 입문했어요. 작고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1993년 지역구 중의원에 당선됐고, 2005년 10월 관방장관으로 임명돼 내각에 진출한 데 이어 2006년 제90대 총리에 취임했어요.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첫 총리로 주목을 받았죠.

그러나 취임 후 일본 평화헌법 개정을 시도하는 등 지나치게 극우 성향의 정책으로 일관해 인기를 잃었어요. 특히 2007년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했죠. 결국 아베는 취임 1년 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어요.

사퇴 후 5년간 정치 세력을 재결집한 아베는 2012년 화려하게 총리직에 복귀합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 국민들 사이 '강한 일본'을 바라는 우경화 바람이 불어 아베의 복귀에 힘을 실어줬어요.

아베는 다시 정권을 잡은 이듬해 일본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해 주변국으로부터 비판을 받았어요. 그는 여전히 일본의 재무장을 주장하는 등 안보, 교육, 경제 등 분야에서 우파적 색채를 감추지 않고 있어요. 아베의 이러한 성향은 외할아버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돼요. 외할아버지 기시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A급 전범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이죠. 아베가 추진하는 헌법 개정, 일본의 자주 국방 등은 기시 총리가 집권하던 시절부터 논의했던 것들이 많아요.

현재로선 아베 뜻대로 하기 쉽지 않아 보여요. 아베의 친구가 운영하는 학교에 정부가 특혜를 줬다는 '사학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집권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죠. 일본 정계에선 다음 총리를 물색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와요. 이미 한 번 총리직 사퇴를 경험한 아베 총리가 이번엔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되고 있어요.


박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