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싹쓸이 사냥으로 한때 멸종위기… 지금은 미국 상징하는 동물

입력 : 2017.07.27 03:07

아메리카들소

미국을 상징하는 동물은 아메리카들소예요.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메리카들소를 미국의 국가 포유동물로 공식 지정했죠. 흰머리수리와 함께 미국을 상징하는 아메리카들소는 미국 정부의 동물 보호 노력이 성공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아메리카들소는 북미에서 가장 큰 포유동물인데 영어로는 바이슨이나 버펄로라고 해요.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이 들소가 살아온 유일한 지역인데 여기에 현재 야생의 모습 그대로 5000마리 정도가 살고 있어요.

다 자란 아메리카들소 수컷 중에 큰 것은 사람 20명 무게에 맞먹는 1380㎏ 정도 나가요. 어깨까지 높이가 1.5m에 몸길이가 3.8m로 앞다리 쪽 몸통이 가장 넓고 짧은 꼬리 쪽으로 천천히 폭이 줄며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가늘어요. 겨울에는 털이 길고 흑갈색이며 여름에는 짧고 환한 갈색을 띠어요. 양처럼 주로 풀을 뜯어먹죠. 목이 두껍고 짧은 데다 머리까지 커서 나뭇잎을 따먹기엔 불리해요. 북미의 대평원 '프레리'에는 이들이 많이 먹는 풀 사초(莎草)가 널려 있고 나무가 많지 않아요.

19세기에 북미 대륙에 약 6000만 마리에 달했던 아메리카들소는 인간의 사냥과 서식지 훼손으로 100년 만에 개체 수가 불과 수천 마리까지 줄었어요. 이후 보전 노력이 시작돼 지금은 50만 마리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19세기에 북미 대륙에 약 6000만 마리에 달했던 아메리카들소는 인간의 사냥과 서식지 훼손으로 100년 만에 개체 수가 불과 수천 마리까지 줄었어요. 이후 보전 노력이 시작돼 지금은 50만 마리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미 야생동물보호국

머리가 커서 60㎝ 뿔도 작아 보이지만 끝이 날카롭고 휘어져, 서로 싸울 때나 적과 맞설 때 든든한 무기랍니다. 꼬리를 세워 올리면 멀리 피해야 해요. 화가 치밀면 무시무시하게 공격적이랍니다. 육중한 몸집에 비해 날렵해요. 위로 1.6m나 점프할 수 있고 시속 64㎞로 달리기도 해요.

아메리카들소는 19세기 초까지 알래스카부터 애팔래치아산맥과 로키산맥 사이 대평원에 6000만마리가 있었어요. 그러나 1800년대 후반 유럽 이주민들이 싹쓸이 사냥과 서식지 훼손을 일삼아 수천마리로 줄어들었죠. 얼마나 많이 잡았으면 이 소의 뼈를 언덕같이 쌓아놓고 갈아서 비료로 썼대요. 20세기 들어 보호정책이 시작됐어요. 한때 아메리카들소 사냥에 빠졌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1905년에 '들소협회'를 만들어 보전에 나섰어요. 지금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주에 아메리카들소가 살아요. 약 50만마리가 있는데 그중 1만5000마리 정도가 야생에서 살고 있다고 해요.

아메리카들소는 먹이를 따라 무리지어 이동해요. 과거 수천만마리가 살았던 시기엔 풀을 먹어치우고 곧바로 이동해야 큰 무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 거예요. 싱싱한 풀을 찾아 아프리카의 누처럼 멀리까지 계절적 이동을 하기도 해요.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 못하면 허기지고 병들어 쓰러지기도 해요. 하루에 10시간 정도 풀을 뜯어 먹어야 하거든요.

미국에선 아메리카들소 고기도 인기 있어요. 고단백에 고기 양도 넉넉해 통조림 제품까지 나왔어요. 소고기 특유의 맛이 나고,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어요. 2005년에 3만5000마리가 고기로 팔렸다고 합니다.

 

김종민 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