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그라운드 여우' 별명… 월드컵 소방수로 긴급 투입

입력 : 2017.07.21 03:14

신태용 감독

이달 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이 부임했어요. 울리 슈틸리케(63) 전임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4승1무3패(승점 13·조 2위)로 부진하자, 신 감독으로 긴급 교체한 겁니다.

신 감독은 국가대표 경력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프로 축구를 주름잡았던 '스타 선수'였습니다. 1992년 당시 일화 천마(현 성남FC)에 입단해 그해 바로 신인왕에 올랐고, 이후 12년간 한 팀에서만 뛰며 6번의 K리그 우승과 1번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어요. 통산 99골 68도움을 기록했지요. 리그 최우수선수상(MVP)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축구 국가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이 지난 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팀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축구 국가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이 지난 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팀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연합뉴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리기도 했어요. 감각적인 패스 능력과 허를 찌르는 골 감각에다 변화에 재빨리 대처하는 임기응변도 탁월했지요. 그런 능력은 감독으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05년 선수 유니폼을 벗은 그는 2009년 자신의 소속팀이었던 성남 일화 천마의 감독 대행으로 부임해요. 신 감독은 바로 그해 팀을 K리그 준우승으로 이끌고, 이듬해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까지 들어요.

지도자 신태용은 "상대에 맞춰 용의주도하게 전술을 잘 짜는 감독"이란 평가를 받아요. 이런 능력을 눈여겨본 한국 축구는 그를 대표팀으로 부르기 시작합니다. 2014년 9월 대표팀 코치로 합류했고, 2015년 초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이듬해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를 8강에 올려놓았습니다.

1년 여 짧은 준비 기간만으로도 이 같은 성과를 내자 그에게 또 한 번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한국 U-20(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을 맡아, 지난 5월 국내에서 열린 '2017 FIFA U-20 월드컵'에서 또 한 번 성과를 내라는 것이었죠. 비록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지며 탈락했지만, 그에 앞서 조별 예선에서는 축구 강호 아르헨티나를 2대1로 이기는 등 '돌풍'을 일으켰어요.

이제 신 감독은 월드컵 최종 예선 이란전(8월 31일)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에서 총력전을 펼쳐, 반드시 승리하고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팬들은 그가 시원한 승전보를 전해주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윤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