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감옥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건강악화로 위독해요

입력 : 2017.07.14 03:12

류샤오보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감옥에 수감 중인 류샤오보(劉曉波·62)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들려오고 있어요.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줄기차게 중국의 민주화와 개혁을 요구해온 인물이에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감옥에 갇혀 있는 몸이라 상을 받으러 가지도 못했죠. 지금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힘겹게 투병 중이라고 합니다.

류샤오보는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라 할 수 있어요. 톈안먼 민주화 사태에 참여해 1년 8개월간 수감됐으며, 1996년부터 3년간 노동교양소에 잡혀 있기도 했죠. 2008년 12월 세계인권선언 채택 60주년을 맞아 공산당 독재의 종식을 촉구하는 '08 헌장'을 썼다가 다시 체포됐어요. 류샤오보는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감옥에 있어요.

류샤오보는 1955년 12월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태어났어요. 지린대 중문과, 베이징 사범대학원을 거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중국 현대문학을 가르쳤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중국 철학 및 중국 현대정치에 대해 강의했어요.

학자의 길을 걷던 류샤오보의 삶은 1989년 터진 톈안먼 사태 이후 달라졌죠. 미국 뉴욕의 한 대학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체류 중이었던 그는 톈안먼 사태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귀국합니다. 그는 중국 정부에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글을 계속 발표하면서 수차례 잡혀가 감옥 생활을 겪었어요. 톈안먼 사태를 주도했던 중국 민주화운동가 대부분이 해외로 망명해 활동한 반면 류샤오보는 중국에 남아 내부의 개혁을 꾀했죠. 그 과정에서 1996년 지금의 아내 류샤(劉霞·56)를 만나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하기도 했어요.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이 결정되자 "톈안먼의 희생자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며 옥중에서 소감을 밝혔어요. 과거에도 미국과 홍콩의 단체들이 주는 인권상을 수차례 수상한 바 있지만, 노벨상 수상으로 비로소 전 세계에 그의 노력이 알려졌죠.

서구의 인권운동가들은 중국에 대해 "인권 탄압을 중단하고 류샤오보를 석방하라"며 압박에 나섰어요. 그러나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는 중국 현행법을 위반한 사람으로 그의 행동은 노벨평화상의 정신과 정반대"라며 오히려 수상을 결정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비판했습니다.

노벨평화상을 대리 수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아내 류샤 역시 가택연금에 처해졌어요. 류샤는 올해 초 류샤오보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중국 정부가 면회를 허락할 때까지 남편을 만날 수 없었다고 해요. 류샤오보는 건강 악화로 최근 들어서야 가석방됐어요. 그의 쾌유를 기원해봅니다.


박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