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 있는 세계사] 대통령 8명 바뀌는 동안 무소불위 권력 휘둘렀어요
입력 : 2017.06.15 03:09
[후버 FBI 초대 국장]
미국, 州 경계 넘어간 범인 잡으려 강력한 권한의 '연방수사국' 설치
48년 장기 집권한 후버 FBI 국장, 지문 수집 등 현대 수사기법 도입
알 카포네 검거하며 명성 얻었지만 불법 감시 도청 일삼아 오점 남겨
최근 미국에서는 제임스 코미 전 미국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청문회가 화제예요. 코미 전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사이 내통 혐의를 수사하다 해임당했는데요. 코미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어요. 논란의 중심에 있는 FBI는 대체 어떤 조직일까요? 오늘은 FBI의 역사와, 역대 대통령들조차 두려워했던 FBI 초대 국장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현대적 수사기관의 틀을 놓다
영화나 소설로 우리에게 친숙한 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는 미국 법무부 기관으로 범죄를 수사하고 미국 내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미국은 주(州)마다 별도 법률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행정 조직도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한 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경찰을 피해 다른 주로 도망가면 잡기가 쉽지 않았죠. 주 경계를 넘나들며 범죄자를 잡아들일 강력한 연방 수사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1908년 법무부 산하 수사국(BOI)이 탄생했어요. 이후 1935년 FBI로 이름을 바꾸면서 법무부 내 독립기관으로 탈바꿈하죠. FBI의 독립과 재탄생을 이끈 사람이 바로 제이 에드거 후버(1895~1972) 초대 FBI 국장이에요. 그는 BOI 국장 시절까지 포함해 무려 48년이나 연방수사국을 이끌며 현재 FBI의 위상을 구축했어요. 지문 등록, 과학 수사 등 현대적 수사 기법이 도입된 것도 후버 국장 때예요.
◇현대적 수사기관의 틀을 놓다
영화나 소설로 우리에게 친숙한 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는 미국 법무부 기관으로 범죄를 수사하고 미국 내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미국은 주(州)마다 별도 법률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행정 조직도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한 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경찰을 피해 다른 주로 도망가면 잡기가 쉽지 않았죠. 주 경계를 넘나들며 범죄자를 잡아들일 강력한 연방 수사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1908년 법무부 산하 수사국(BOI)이 탄생했어요. 이후 1935년 FBI로 이름을 바꾸면서 법무부 내 독립기관으로 탈바꿈하죠. FBI의 독립과 재탄생을 이끈 사람이 바로 제이 에드거 후버(1895~1972) 초대 FBI 국장이에요. 그는 BOI 국장 시절까지 포함해 무려 48년이나 연방수사국을 이끌며 현재 FBI의 위상을 구축했어요. 지문 등록, 과학 수사 등 현대적 수사 기법이 도입된 것도 후버 국장 때예요.
- ▲ 제이 에드거 후버(왼쪽) 초대 FBI 국장이 1940년 자신과 마피아 두목의 팔목에 수갑을 연결해 채우고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후버 국장은 FBI의 수사권을 독립시키고 현대적인 수사 기법을 도입했지만 불법 도청과 감시를 일삼기도 했어요. /미 의회도서관
◇대통령조차 함부로 못 건드린 FBI 국장
강력해진 FBI와 후버 국장이 좋은 결과로만 이어진 것은 아니었어요. 반공주의에 과도하게 심취한 후버는 조금이라도 진보적 입장을 보이는 사람은 무차별 감시했어요. 연예인부터 기자, 과학자까지 그 대상은 광범위했습니다. 일부 음모론자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1963)이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1968)의 배후에 후버 국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해요. 또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정치인들에 대한 불법 도청과 감시도 마다하지 않았어요. 수많은 정치인은 후버와 FBI의 힘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후버가 가지고 있는 자신들에 대한 정보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전전긍긍할 뿐이었죠.
- ▲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지난 8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어요. /연합뉴스
오늘날 후버는 FBI라는 조직을 성장시킨 사람이라는 호의적인 평가와, 정보조직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긴 괴물일 뿐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가 후버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는 개인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사회라면 수사기관이 정보를 이용해 시민을 괴롭히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될 것이란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