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긴 뒷다리로 6m '폴짝'… 안경같은 눈으로 한밤에 사냥해요
입력 : 2017.06.01 03:03
안경원숭이
마치 안경을 쓰고 있는 듯 큰 눈을 가진 안경원숭이는 영장류 동물 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녀석이에요.
우선 영장류 동물 중에 덩치가 가장 작아요. 몸무게가 황소개구리나 집쥐보다 가볍답니다. 집쥐나 황소개구리는 몸무게가 750g까지 나가기도 하는데 안경원숭이 중에서도 가장 작은 유령안경원숭이는 어른의 몸무게가 겨우 100~130g이에요. 그런데 눈만큼은 왕방울처럼 초롱초롱합니다. 영장류 동물 중 몸무게에 비해 눈이 가장 큰 동물이에요. 영장류 동물 중 유일하게 육식만 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안경원숭이는 20종이 넘게 있는데 세계 3대 열대우림에 속하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과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열대림 등 동남아시아에 퍼져 살고 있어요.
- ▲ 안경원숭이는 머리의 30%를 차지하는 큰 눈으로 한밤에도 주위를 잘 볼 수 있답니다. /Flickr
안경원숭이의 상징은 역시 왕방울 같은 눈이에요. 눈이 얼굴 부피의 30%를 차지합니다. 심지어 뇌보다 눈이 더 커요. 머리에 비해 눈이 너무 큰 탓인지 눈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부엉이처럼 머리를 좌우 180도로 돌려 주위를 살펴요.
야행성인 안경원숭이에게 큰 눈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지름 1.6㎝ 큰 눈이 미세한 빛을 빨아들여 주변을 잘 볼 수 있게 해줘요. 덕분에 어두컴컴한 밤에도 작은 곤충을 덥석 잡아채 배를 채웁니다.
암컷은 190일 정도 임신 기간을 거쳐 한 번에 단 한 마리를 낳아요. 갓 태어난 새끼는 몸무게가 엄마 원숭이의 3분의 1 정도예요. 태어난 지 하루가 지나면 나무를 오른답니다. 2~3주 정도는 엄마 원숭이가 새끼를 입에 물고 다니며 보살피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 스스로 사냥을 할 정도로 빨리 자라요.
안경원숭이는 엄마·아빠 원숭이와 새끼 원숭이가 단출하게 가족을 이루고 사는데 한 가족이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 열대림을 사냥 영역으로 삼아요. 안경원숭이는 소리를 통해 서로 신호를 주고 받기도 하는데, 부부 한 쌍이 파트를 나누어 노래를 합창하기도 한답니다.
밤에 분주히 사냥을 하고 배를 채우면 동이 틀 무렵 울창한 숲 안전한 곳에 여러 가족이 한데 모여 잠을 잡니다. 잠을 잘 때는 빨판이 달린 발가락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조용히 잠을 자요.
안경원숭이의 수명은 15~20년입니다. 그런데 최근 많은 나라에서 열대림을 농지로 바꾸고 농약을 쓰고 나무를 베어내는 탓에 안경원숭이 수가 줄어들고 있대요. 독특하고 귀여운 외모 탓에 애완동물로 잡혀가기도 한답니다.
다행히 안경원숭이를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 정부는 안경원숭이가 많은 술라웨시 섬에 국립공원과 자연 보전 지역을 두어 안경원숭이와 사람이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고 있어요. 근래에는 안경원숭이 2종이 새로 구분되었고 이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