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쓰레기 줄이기부터 정보화 운동까지… 대한민국을 바꾼 조선일보의 캠페인
입력 : 2017.05.29 03:01
자전거 타기·샛강 캠페인도 환경·사회문제 해결에 기여
당시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는 아주 심각했습니다. 아파트 층마다 있는 쓰레기 투입구에 음식 찌꺼기를 포함한 온갖 쓰레기가 마구 버려졌고 길거리에도 쓰레기가 나뒹굴었지요. 지금처럼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지 않아 음식 쓰레기와 병, 캔, 건전지 등이 한데 버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쓰레기를 줄입시다' 캠페인이 국민 호응을 얻으면서 이런 풍경은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조선일보 1면에는 우리나라 쓰레기 오염 현황을 알리고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담은 기사가 거의 매일같이 실렸습니다. 또 '쓰레기를 줄입시다' 문구와 환경 마크가 담긴 스티커 171만장이 배포돼 캠페인에 동참하는 가정과 차에 붙었습니다. 쓰레기 감축 방법을 담은 가이드북을 만들어 전국 학교 총 1만8514곳에 무료로 배포했고요. 특히 신문지가 아무 곳에나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재생 용지로 만든 신문 수거 봉투 1100만장을 제작해 전국 도시 28곳에 배포했어요.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수거해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캠페인에도 많은 독자와 시민이 호응한 결과, 해마다 늘어나던 쓰레기양이 1992년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7.7%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어요.
- ▲ 1992년 6월 19일자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쓰레기를 줄입시다' 캠페인 기사. /조선일보 DB
이 캠페인은 1993년 '자전거를 탑시다', 1994년 '샛강을 살립시다', 1996년 '바다를 살리자' 캠페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전거를 탑시다' 캠페인은 전국에 자전거 타기 붐을 일으켰어요. 조선일보는 당시 자전거를 타는 수많은 시민의 이야기와 세계 각국에서 자전거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기사로 상세히 알렸답니다. 그해 3월부터는 여러 시민 단체와 힘을 합쳐 수천 시민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지역을 순회하는 '자전거 대행진' 행사를 전국 곳곳에서 열었습니다.
이에 정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 국회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고, 1995년엔 자전거 도로 설치 방법, 자전거 통행 보호 조항 등이 담긴 '자전거이용활성화법'이 만들어졌어요. 전국 곳곳에 자전거 도로가 설치된 것도 '자전거를 탑시다' 캠페인 영향이 컸답니다.
- ▲ 1997년 조선일보사 주관으로 열린‘세계를 깨끗이, 한국을 깨끗이, 서울을 깨끗이’운동을 알리는 대형 입간판이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모습. /조선일보 DB
수질오염의 주원인이었던 가정 생활하수를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 수질오염을 줄이는 10가지 방법과 세부 실천 지침을 담은 '이것만은 지킵시다' 46만장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조선일보의 환경 캠페인은 '환경대상' '한일국제환경상' 제정으로 이어졌습니다.
1995년 시작한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 캠페인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어요. 이 캠페인은 산업화가 늦어 일제의 식민지가 된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선진국보다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수많은 독자와 시민, 기업 그리고 정부가 이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당시로서는 생소하던 인터넷 광케이블이 곳곳에 설치되는 등 빠른 속도로 정보화 운동이 일어났답니다. 조선일보가 정보화 운동에 나선 지 1년 만에 한국의 PC 보급률이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됐고, 36만명에 불과하던 인터넷 이용 인구는 1997년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편리하게 최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강국이 되는 데 일조한 것이지요. 이처럼 조선일보는 역사의 고비마다 시대정신을 고민해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다양한 캠페인으로 제시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