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대서양·태평양 잇는 파나마 운하는 '황금알 낳는 거위'

입력 : 2017.05.23 03:10

파나마

배를 타고 영국 런던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지도를 보면 대서양을 지나 남아메리카 최남단을 돌아가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사실은 이렇게 돌아가지 않아도 돼요. 길이 약 80㎞인 파나마 운하를 지나면 곧장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건너갈 수 있거든요.

파나마 운하로 잘 알려져 있는 파나마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4분의 3 정도입니다. 다른 중앙아메리카 나라처럼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하고 혼혈 인종이 인구 400만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

1914년 개통된 파마나 운하의 통행세 수익은 파나마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해당합니다
1914년 개통된 파마나 운하의 통행세 수익은 파나마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해당합니다. /조선일보 DB
파나마 운하를 처음 구상한 사람은 16세기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5세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공사를 시작한 나라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였지요. 파나마를 지배하던 콜롬비아 정부로부터 파나마 운하 공사권을 따낸 프랑스는 야심 차게 공사를 시작했지만 험난한 지형과 말라리아 등 풍토병으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공사 도중 근로자가 2만명 넘게 사고나 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결국 프랑스는 운하 공사를 포기하고 말았지요.

그러자 미국이 파나마 운하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콜롬비아 정부가 미국의 파마나 운하 건설을 반대하자 미국 정부는 파나마의 독립을 지원했어요. 덕분에 파나마는 1903년 콜롬비아로부터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로부터 공사 허가권을 사들인 미국은 파나마 정부의 협조를 받으며 운하 공사를 할 수 있었어요.

다시 5000여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대공사 끝에 1914년 파나마 운하가 완성되었습니다. 파나마 운하가 개통하면서 대서양을 지나 태평양으로 가는 배는 과거보다 운항 거리를 약 1만5000㎞ 줄일 수 있게 되었어요. 세계 해운 무역에서 혁신적인 일이었지요. 현재도 파나마 운하는 국제 무역과 해운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파나마 운하 운영권은 1999년까지 미국이 가지고 있다가 2000년부터 파나마 정부로 넘어갔어요. 이후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국민에게 '황금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가 되었지요.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선박이 내는 통행세는 파나마 국내총생산(GDP)의 6%가량을 차지합니다. 더불어 수많은 파나마 국민이 파나마 운하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있어요.

하지만 파나마 운하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습니다. 파나마 북쪽에 있는 니카라과에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니카라과 운하가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죠.

2020년 개통 예정인 니카라과 운하는 파나마 운하보다 3배 길지만, 파나마 운하보다 더 큰 배가 지날 수 있어요. 미국, 캐나다, 유럽과도 더 가까워 파나마 운하의 지위를 뺏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니카라과 운하가 개통되면 파나마 운하는 어떻게 될까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