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담임선생님을 떨게 한 협박범의 정체는?
입력 : 2017.05.19 03:11
'엘라의 엉뚱 발칙 유쾌한 학교'
- ▲ /사계절
초등학생 엘라의 담임선생님이 요즘 이상해요. 칠판을 보고 의자라고 말하고, 숙제 내주는 것도 깜빡해요. 심지어 더러운 신발을 신고 교실에 들어가도 아무 말씀을 안 하세요. 이게 다 선생님이 문제의 편지를 읽은 다음 벌어진 일이에요.
선생님은 편지를 읽으면서 얼굴이 벌게지고 손은 부들부들 떨었다고 해요. 자식이 유괴당한 걸까요. 아내가 납치된 걸까요. 가방에 돈을 잔뜩 넣어서 갖다 달라는 협박을 당하는 건 아닐까요. 그렇지만 선생님은 아직 결혼도 안 한 총각이랍니다.
며칠 뒤 선생님은 두 번째 편지를 받아요. 선생님은 편지를 읽더니 갑자기 교장선생님에게 학교를 좀 쉬고 휴가를 다녀와야 한다고 말해요. 이유는 말할 수 없다면서요. 대화를 엿들은 엘라와 반 친구들은 '협박범으로부터 선생님을 지켜내겠다'고 결심해요.
아이들은 조를 짜서 선생님을 밀착 관찰하다가 단서를 찾아요. '기차역 옆 공원, 목요일 저녁 9시 15분'이라고 쓰인 쪽지가 선생님 집에서 나왔어요. 협박범과 만나는 시간과 장소임이 분명해요. 아이들은 약속 시각 전에 공원으로 모두 모여요. 협박범으로부터 선생님을 지키기 위해서였지요.
한밤중 어두컴컴한 공원, 선생님이 큼지막한 가방을 들고 약속 장소에 먼저 나와요. 협박범도 뒤이어 모습을 드러내지요. 어두워서 얼굴은 보이지 않아요. 아이들은 손전등을 켜고 두 사람을 비추며 한꺼번에 달려들었어요.
어라. 협박범은 옆 반 담임선생님이었어요. 아이들은 경찰에 협박범을 잡았다고 신고해요. 사실 두 선생님은 이제 갓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중이었는데 말이죠.
'엘라의 엉뚱 발칙 유쾌한 학교'는 주인공 엘라와 천방지축 반 친구들이 1년 동안 시끌벅적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을 담았어요. 아이들의 작은 오해로 사건이 벌어지고, 선생님이 애써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이 되풀이돼요. 엉뚱하다 못해 발칙하기까지 한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고군분투하며 감당해내는 선생님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렸답니다.
이 작품은 20여 년 전 핀란드에서 처음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해 지금도 유럽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는 '국민 어린이 책'이에요. 책을 쓴 작가 티모 파르벨라는 핀란드 학교 선생님 출신이에요. 그래서인지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모습을 잘 알고 있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황선미 작가도 이 책을 추천했어요. 황 작가는 "경쟁과 성적 스트레스로 공부가 부담스럽고 학교가 싫은 우리 아이들에게 핀란드 학교는 어떻게 보일까"라고 물었지요. 사고뭉치라고 눈총 주지 않고, 눈치 없는 말 한다고 면박을 주지 않고, 숙제 좀 안 해가도 혼내지 않는 그런 학교는 어떨까요? 책을 읽어보고 가족·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