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곰탕은 고기, 설렁탕은 뼈도 넣어 우려내요
입력 : 2017.05.09 03:07
곰탕과 설렁탕
- ▲ 나주곰탕은 국물이 맑고 지방이 적은 양지살과 사태살을 주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어요.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농사를 짓고 살았던 옛날에는 소가 아주 소중한 가축이었어요. 한창때에는 논밭을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나이가 들면 도축되어 사람에게 단백질을 제공하였습니다. 쇠고기로 만든 곰탕과 설렁탕은 아무나 쉽게 먹을 수 없는 귀한 보신 음식이었어요. 곰탕과 설렁탕은 열량이 높아 특히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음식이었지요.
곰탕은 주로 도축장 근처 시장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지역별로는 황해도 해주곰탕, 서울 경기의 서울곰탕, 전라도는 나주곰탕, 경상도는 마산곰탕과 부산곰탕이 유명하지요. 특히 나주곰탕은 나주 옛 관청 주위에서 열린 5일장에서 상인과 서민들이 즐겨 먹었던 국밥이었어요. 도축한 고기를 당일에 삶아 맑은 국물에 밥과 고기를 넣고 토렴(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덥게 함)하여 먹었지요. 나주곰탕과 서울곰탕은 지방이 적은 양지살이나 사태살, 내장을 주로 쓰는 것이 특징이에요.
설렁탕은 과거 임금이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선농단(先農壇·농사의 신인 '신농씨'와 '후직씨'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에서 제사를 지낸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 제사를 마치면 소를 잡아 큰 가마솥에 넣고 맹물을 부어 끓인 뒤 백성들과 나누어 먹었대요. 이 음식을 '선농단에서 내려준 탕'이라고 해서 '선농탕'으로 불렀는데, 이것이 설렁탕이 된 것으로 전해지지요.
서울에서는 설렁탕이 일찍부터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설렁탕집에는 큰 무쇠 솥 2~3개에 뼈와 여러 부위 고기를 삶아 국물을 내고 편육을 부위별로 썰어 놓았어요. 그러다 손님이 찾아와 설렁탕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뜨거운 국물로 토렴한 후 국수사리를 얹고, 손님이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넣고 다시 토렴해 내주었지요.
곰탕과 설렁탕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 전문 식당에서 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어요. 곰탕과 설렁탕은 재료의 다양한 구색을 맞춰야 하고, 고기 부위별로 익는 시간이 다르고 익히는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기를 많이 삶아볼수록 맛 좋은 탕을 끓일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큰 솥에 각종 재료를 넣어 푹 끓여야 곰탕과 설렁탕의 제맛이 난다고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