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의 책] 금지된 마법 쓴 '새매', 그림자 괴물 물리칠 수 있을까
'어스시의 마법사'
돌고래로 변신해 바다를 헤엄치고, 새매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나요? 비는 쏟아지는데 우산은 없는 날 비를 그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요? '어스시의 마법사'(황금가지)에서는 그런 일들이 가능한 허구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무수한 섬으로 이루어진 '어스시'에서는 마법으로 잠긴 문을 열기도 하고, 바람을 일으켜 돛단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도 해요.
주인공 '새매'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은 고아지만 남다른 마법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어요. 그런데 새매는 자기 재주를 믿고 자만에 빠져 '어둠의 마법'을 사용해요. 마법사의 섬에서 마법을 배우던 새매는 자신의 재주를 뽐내려고 수백년 전에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는 금지된 마법을 써요. 그 부작용으로 정체 모를 그림자 괴물이 세상에 풀려나고 말았답니다.
- ▲ /스튜디오지브리
새매는 용을 손쉽게 제압하는 강력한 마법사로 성장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림자 앞에서는 무력해요. '진짜 이름' 때문입니다. 어스시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에는 숨겨진 진짜 이름이 있는데, 마법사는 그 이름을 알면 상대방을 조종할 수 있어요. 하지만 새매는 그림자의 진짜 이름을 알 수 없었답니다.
반면 그림자는 새매의 진짜 이름 '게드'를 알고 있지요. 새매는 그림자의 진짜 이름을 찾아내고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까요?
'어스시 전집(전 6권)'은 '나르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과 함께 판타지 문학 3대 걸작으로 꼽혀요. 1968년에 출간된 이후 미국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뉴베리상' SF·판타지 장르 문학상 '네뷸라상' 등 유명한 상을 받기도 했지요.
'어스시의 마법사'는 그 첫 번째 이야기랍니다.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다고 작가에게 먼저 연락하기도 했던 작품이죠.
책 첫머리에 이 말이 나와요. "말은 침묵 속에만, 빛은 어둠 속에만, 삶은 죽어감 속에만 있네." 알쏭달쏭한가요. 작가가 다른 판타지 소설처럼 선(善)과 악(惡)을 대결 구도로만 그리지 않은 이유가 이 말에 담겨있어요. 책 속의 문장들을 곱씹으며 읽다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