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중도 성향의 전 경제부 장관… 프랑스 대선 승리 눈앞

입력 : 2017.04.28 03:09

에마뉘엘 마크롱

다음 달 7일에 열리는 프랑스 대선 2차 결선투표에서는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맞붙게 됩니다.
다음 달 7일에 열리는 프랑스 대선 2차 결선투표에서는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맞붙게 됩니다. /신화 연합뉴스

"앙시앵 레짐(Ancien Régime·구체제)이 무너졌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치러진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가 나오자 주요 외신들은 "프랑스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중도 성향의 신생 정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Macron·40) 후보와 극우파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2차 결선투표 진출자로 결정되었기 때문이죠.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두 후보를 두고 2차 결선투표를 벌여 대통령을 정해요.

1958년 제5공화국이 출범한 후 프랑스 대선에서는 늘 사회당(좌파)이나 공화당(우파)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하였어요.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두 정당 후보 모두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했어요. 전문가들은 "좌파와 우파가 번갈아 집권했지만 높은 실업률, 저성장, 낮아진 국가 위상 등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프랑스 국민이 분노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선투표에 진출한 정치 신인 마크롱은 정통 엘리트 출신입니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국립행정학교(ENA)를 거쳐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일하다 투자은행으로 이직했어요. 이후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로 활동하던 중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데뷔하였지요. 이때 마크롱은 "상위 1% 부자에게 75%의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올랑드 대통령의 급진적 공약을 철회시키고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협약을 이끌어내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2014년에는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과감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펼쳤어요. 관광지구 내 상점들이 일요일이나 심야 시간에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법안도 주도하였어요. 지난해 '앙마르슈'를 창당하고 장관직을 사퇴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신생 정당 '앙마르슈'는 의원이 1명도 없지만, 곧 대통령을 배출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이 르펜에게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1차 투표 후 여론조사를 해보니 마크롱이 지지율 64%를 얻어 36%에 그친 르펜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결과는 반(反)이민정책과 보호무역주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르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마크롱이 당선되면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돕고 비효율적인 복지는 줄이는 자유주의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요.

배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