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배스 잡아먹는 토종 가물치, 미국 가선 생태계 교란 '공포의 물고기'
입력 : 2017.04.27 03:11
가물치
우리나라 토종 민물고기인 가물치는 맛과 영양이 남다르고 피로 해소에도 좋아 옛날에는 임신부에게 달여 주었어요. 근래에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방콕, 콜카타 같은 세계적인 도시의 고급 식당에서 별미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원래는 우리나라와 중국, 극동 러시아 일대에 살았지만 지금은 북미와 동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에 퍼져 있어요. 수온이 섭씨 0~30도인 하천이나 연못, 저수지면 곧잘 적응해 살아갑니다.
가물치는 몸길이가 보통 50~60㎝인데 최대 1m까지 자라기도 해요. 머리는 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몸 전체는 갈색 빛을 띠는데 곳곳에 검은 반점이 얼룩덜룩 있어요. 대개 수심이 2m 이하인 하천이나 연못, 저수지에 주로 삽니다. 소금기에는 약해 강 하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가물치는 몸길이가 보통 50~60㎝인데 최대 1m까지 자라기도 해요. 머리는 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몸 전체는 갈색 빛을 띠는데 곳곳에 검은 반점이 얼룩덜룩 있어요. 대개 수심이 2m 이하인 하천이나 연못, 저수지에 주로 삽니다. 소금기에는 약해 강 하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 ▲ 우리나라 토종 민물고기인 가물치가 미국에서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골칫거리예요. 몸길이는 보통 50~60㎝이지만, 미국에 사는 가물치는 몸길이가 1m에 이르고 큰입배스 등 다른 물고기나 여러 생물을 잡아먹어요. /플리커
아주 어린 가물치는 물벼룩을 먹고 자라는데 몸집이 더 크면 잠자리 유충인 장구벌레도 먹어요. 더 자라면 개구리와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어른 가물치는 우리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물고기 배스(bass)도 잡아먹어요. 그래서 "배스가 많은 저수지에 가물치를 풀어 배스의 수를 줄여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배스 같은 외래 어류가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는데, 북미에서는 반대로 우리 토종 물고기 가물치가 퍼져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대요. 캐나다·미국 정부는 "가물치가 배스와 여러 생물을 마구 잡아먹어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며 가물치 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가물치가 거무칙칙한 색에 뱀 같은 머리가 달렸다고 해서 '뱀머리물고기(Snakehead Fish)'라고 부릅니다. 가물치가 입을 쩍 벌릴 때 보이는 날카로운 이빨을 보고 겁에 질린 사람들이 가물치를 공포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기도 했어요.
미국에서는 2002년 야생에 풀려난 가물치가 처음 발견된 연못에 약을 뿌리고 물을 빼 가물치를 잡았어요. 하지만 이미 워싱턴·뉴욕 일대는 물론 미시시피 강을 따라 가물치가 쫙 퍼졌지요. 현재는 미국 남부와 서부에도 가물치가 많이 살아요. 일본에도 1920년대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가물치가 야생으로 풀려나 곳곳에 흩어졌는데, 일본에서는 가물치를 경제성 있는 어류로 여깁니다.
미국에서는 가물치 수를 줄이기 위해 "가물치가 맛이 좋다"고 여기저기 소문을 내고 가물치 낚시 대회도 늘리고 있대요. 가물치를 무단으로 하천에 방류한 사람을 처벌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답니다. 가물치와 배스의 이야기를 보면 인간이 인위적으로 동·식물이 사는 곳을 옮기면 생태계에 큰 혼란이 일어난다는 교훈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