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동물 말 알아듣는 의사, 아프리카로 왕진을 가다
입력 : 2017.04.14 03:07
'둘리틀 박사의 모험'
- ▲ /궁리
둘리틀 박사는 영국 작은 마을에 살던 의사 선생님이었어요. 동물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집이 동물원처럼 돼버렸죠. 앵무새 '폴리네시아', 오리 '대브대브', 올빼미 '투투', 돼지 '거브거브' 등 동물 수십 마리와 한집에 살았어요.
그러다 박사는 밥값조차 대기 어려운 처지가 됐어요. 피아노도 팔고, 주말에만 입는 비싼 양복도 팔았지만 돈은 늘 부족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자도 박사의 집에 발길을 끊었어요. 박사가 악어와 함께 살기 시작했거든요. 무서워서 어떻게 가겠어요.
그래서 박사는 사람 대신 동물을 치료하기로 했어요. 영어를 할 줄 아는 앵무새 폴리네시아에게 동물 말을 배워 동물들과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러자 동물들 사이에서 박사가 용하다는 소문이 났어요. 철새들이 지구 곳곳을 다니며 말이 통하는 의사가 있다고 동물들에게 알렸기 때문이죠. 소문을 들은 아프리카 원숭이 무리가 "전염병을 치료해달라"고 연락을 했어요. 박사는 원숭이들을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게 됩니다.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는 이렇게 둘리틀 박사가 아프리카, 남미, 유럽 등 지구 곳곳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박사는 '머리가 둘 달린 사슴' '큰유리바다달팽이'를 만나기도 하고, 스페인에서는 소를 잔인하게 죽이는 투우 경기를 없애기도 해요. 불 피우는 법을 모르는 원주민에게 불을 전해주고 원주민의 왕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둘리틀 박사는 여러모로 답답해 보이는 사람이에요. 멀리 항해를 떠나도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대충 준비해요. 부족한 돈을 벌어오는 건 꾀 많은 동물들이랍니다. 그렇지만 박사는 동물과 어린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요. 아이 같은 호기심과 친절한 마음씨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요.
둘리틀 박사는 왕위를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와요. 남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일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편이 더 즐겁기 때문이었죠. 영어를 배운 친구들은 '둘리틀(Dolittle)'이란 이름이 '조금만 하라(Do little)'는 뜻을 가진 말장난이라는 걸 눈치 챌 수도 있겠네요. 많은 일을 하지는 않지만 자기 일은 확실히 한다는 뜻 아닐까요.
박사의 모험 이야기 총 12편 중 '둘리틀 박사 이야기' '둘리틀 박사의 바다여행' 두 권이 새로 나왔어요. 둘리틀 박사와 함께 여행을 떠나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