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식물] 개나리 닮은 흰 꽃 '활짝'… 부채 모양 열매 맺는 한국 고유종
입력 : 2017.04.04 03:09
미선나무
- ▲ 서울대학교 캠퍼스에 피어있는 미선나무 꽃의 모습이에요. '미선나무'라는 이름은 열매 모양(원 안 사진)이 대나무와 한지로 만든 넓적하고 둥그런 부채‘미선(尾扇)’을 닮은 것에서 유래했어요.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
'미선나무'라는 이름은 열매가 대나무와 한지로 만든 넓적하고 둥그런 부채 '미선(尾扇)'을 닮은 것에서 유래했어요. 학계에 미선나무가 알려지게 된 건 1917년 식물학자 정태현 박사가 충북 진천군에서 처음 미선나무를 발견한 이후입니다. 1919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이 새로 발견된 식물 종임을 확인했고, 현재까지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물푸레나뭇과 중 유일한 미선나무속(屬) 미선나무로 우리 고유의 나무라는 특징 때문에 많은 분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1957년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자연 교과서에 등장했고 1963년에는 20원짜리 우표 도안의 모델로 채택되기도 했지요.
미선나무는 전 세계가 희귀 식물로 보호하는 식물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 CN)은 미선나무를 적색목록에 '위기' 상태로 기록해두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분류되어 있어요. 충북 괴산군 송덕리, 율지리와 충북 영동군 내천리 등에 있는 미선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야생 미선나무는 깊은 산속이 아닌 산기슭이나 마을 부근에 많기 때문에 사람 손에 훼손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요. 정 박사가 미선나무를 발견한 충북 진천에서도 방문객이 미선나무를 꺾어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미선나무를 인공적으로 증식하는 방법이 발명되면서 현재는 도심에서도 미선나무를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미선나무는 가지가 축 처지다 땅에 닿아 묻히면 새로 뿌리가 나는 방법으로 번식을 합니다. 수십 년간 미선나무를 아끼고 사랑한 연구자들이 이런 특징을 이용해 인공증식법을 개발했지요.
덕분에 충북 괴산에서는 축제를 열 정도로 미선나무가 많아졌고, 도시에서도 조경수(造景樹·경치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나무)로 미선나무를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여러 궁궐뿐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매화와 벚꽃 사이로 가지를 살랑이는 미선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