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종이 아닌 면섬유로 제작… 15개 위조 방지 장치 있어요
입력 : 2017.03.24 03:11
[지폐]
면섬유로 만들어 지폐 손상 줄이고 용지 제작부터 위조 방지에 집중
오돌토돌한 촉감 느껴지도록 인쇄, 미세 문자·홀로그램도 위조 막아
한국은행, 새 지폐 금융기관에 공급… 낡은 건 회수해 재사용하거나 폐기
돈은 왜 '돈'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온 세상을 다 돌고 돈다'고 해서 돈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쓰는 지폐와 동전은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을 통해 쉴 새 없이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녀요.
하지만 돌고 도는 돈도 너무 낡거나 이리저리 훼손되면 그 수명을 다하게 됩니다. 그래서 쓸 수 없게 된 낡은 돈은 회수하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돈을 만들어야 해요. 오늘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지폐는 어디서 만들어지고, 낡은 지폐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지폐의 원료는 종이가 아닌 면섬유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는 공기업인 한국조폐공사만 만들 수 있어요. 아무나 지폐를 만들어내면 우리 경제에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돌고 도는 돈도 너무 낡거나 이리저리 훼손되면 그 수명을 다하게 됩니다. 그래서 쓸 수 없게 된 낡은 돈은 회수하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돈을 만들어야 해요. 오늘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지폐는 어디서 만들어지고, 낡은 지폐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지폐의 원료는 종이가 아닌 면섬유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는 공기업인 한국조폐공사만 만들 수 있어요. 아무나 지폐를 만들어내면 우리 경제에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폐를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면섬유로 지폐 용지를 만드는 거예요. 지폐 용지는 충남 부여에 있는 한국조폐공사 제지본부에서 만들어집니다. 지폐 용지는 1.원료 배합 2.용지 제조 3.검사 이렇게 세 단계를 거쳐 완성돼요.
원료 배합은 면섬유를 짧게 잘라 자외선에 반응하는 색 섬유, 색을 내는 안료를 섞는 과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네 종류의 지폐는 제각각 색이 다르지요? 원료 배합 과정에서 면섬유와 안료가 섞이면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죠.
- ▲ 경북 경산에 있는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5만원권을 인쇄하는 모습이에요. /한국조폐공사
두루마리 형태로 완성된 제지 용지는 불량 여부를 검사한 뒤 경북 경산에 있는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로 옮겨집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지폐 제작이 시작돼요.
◇8단계 과정에서 철저한 위조 방지
화폐본부에서는 총 8단계의 과정을 거쳐 지폐를 만들어내요. 첫 단계는 평판 인쇄로 지폐 용지에 바탕 그림을 인쇄합니다. 이어 지폐의 액면 금액을 인쇄하는 스크린 인쇄를 해요. 1000원권에는 숫자 '1000', 5000원권에는 숫자 '5000'을 새기는 것이죠. 이렇게 액면 금액을 새겨넣을 때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색 변환 잉크를 사용합니다. 지폐를 꺼내어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지폐에 새겨진 액면 금액의 색이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스크린 인쇄가 끝나면 각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홀로그램을 부착합니다. 5000원권에는 동그란 모양의 홀로그램을 붙이고, 1만원권과 5만원권에는 각각 사각형 모양의 홀로그램과 띠 모양의 홀로그램을 붙여요.
홀로그램을 붙인 제지 용지는 뒷면부터 요판 인쇄를 합니다. 요판 인쇄란 오목한 인쇄판을 사용해 오돌토돌한 촉감이 느껴지도록 그림·문자를 인쇄하는 거예요. 지폐를 꺼내어 손으로 문질러보면 실제로 오돌토돌한 촉감이 들 거예요. 위조지폐는 이런 오돌토돌한 촉감이 없고 매끈하고 밋밋한 느낌이 들지요.
용지 앞면에 요판 인쇄를 할 때는 각 지폐를 대표하는 인물의 초상화와 미세 문자가 인쇄됩니다. 미세 문자는 지폐 곳곳에 새겨지는데 맨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렵고 확대경을 사용해야 볼 수 있어요. 색 변환 잉크와 홀로그램, 미세 문자와 요판 인쇄 모두 위조지폐를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지폐 하나에는 총 15개의 위폐 방지 장치가 숨어있어요.
앞·뒷면 요판 인쇄가 끝나면 잘못 인쇄된 지폐나 불량 지폐를 찾아내는 검사를 거쳐요.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지폐의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에 고유번호를 새겨넣는 활판 인쇄를 합니다. 활판 인쇄가 끝나야 비로소 우리가 사용하는 낱장 크기로 지폐가 잘려요(단재). 낱장이 된 지폐를 포장해 한국은행으로 보낼 준비를 마치면 비로소 새 지폐를 완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금융기관 거쳐 유통·회수
새 지폐는 한국은행 금고로 옮겨지고, 한국은행은 이를 은행을 비롯한 시중 금융기관에 공급합니다. 그리고 시중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통해 새 지폐가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가게 되지요.
이렇게 여기저기를 돌며 낡거나 훼손된 지폐는 다시 시중 금융기관을 통해 회수됩니다. 이를 한국은행으로 보내면 지폐를 다시 검사해 재사용할지 폐기할지를 결정하게 되지요. 폐기가 결정된 지폐는 잘게 잘린 다음 압축되어 버려지게 됩니다.
이렇게 지폐가 태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한 해 동안 20조원(지난해 기준)의 새 지폐가 만들어집니다. 여러분이 지폐를 더 깨끗이, 소중히 다루면 지폐의 수명이 늘어나 새 지폐를 만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