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한국 방문한 1980년대 최고의 축구 스타

입력 : 2017.03.17 03:08

디에고 마라도나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는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조 추첨식 사전 이벤트로 5대5 풋살 경기가 열렸어요. 이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사람은 '세계 축구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57·아르헨티나)였습니다. 22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나이를 잊은 듯 번개 같은 드리블과 터닝 발리슛을 선보였고, 몸싸움 도중 반칙을 유도하는 오버액션으로 사람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어요.

리오넬 메시(30·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가 등장하기 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혔던 두 사람이 바로 펠레(77·브라질)와 마라도나입니다. 현역 시절 마라도나는 고집스럽게 왼발로만 공을 찼지만, 그의 드리블과 패스·슈팅 실력은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경지였어요.

마라도나는 축구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에 참가해 대한민국 대표팀을 두 번이나 이겼어요.
마라도나는 축구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에 참가해 대한민국 대표팀을 두 번이나 이겼어요. /연합뉴스
196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마라도나는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축구 실력을 뽐냈습니다. 1976년 아르헨티나 프로 축구 리그에 최연소로 출전했고, 불과 2년 뒤 한 시즌에 22골을 넣어 리그 득점왕에 올랐어요.

아르헨티나 축구를 평정한 마라도나는 약체팀으로 분류되던 이탈리아 축구팀 'SSC 나폴리'로 팀을 옮기면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나폴리는 마라도나 덕분에 두 번의 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고, 1989년 유럽클럽대항전인 UEFA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어요. '축구는 뛰어난 선수 한 명이 승패를 바꾸지 못한다'는 세간의 말이 틀렸다는 걸 마라도나가 입증한 것입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 참가한 마라도나는 조별 예선에서 우리나라 대표팀과 경기를 펼쳤어요. 이때 마라도나는 허정무(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선수의 거친 수비에도 맹활약으로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답니다. 두 사람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재대결을 펼쳤는데, 이때도 아르헨티나가 4대1로 승리했지요.

8강 잉글랜드전에서는 마라도나가 헤딩을 하는 척하며 손으로 공을 건드려 골을 넣는 비매너 행위를 했지만, 심판이 이를 보지 못해 골로 인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경기 후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했다"고 말했고, 이후 이 해프닝은 '신의 손' 사건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마라도나는 손으로 골을 넣은 지 몇 분 후 상대 선수 6명을 단독 드리블로 제치고 결승골을 넣어 자신을 향한 야유를 찬사로 바꿔버렸어요.

마라도나의 맹활약으로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숱한 축구 기록을 모조리 깨트린 '축구의 신' 메시도 아직 월드컵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