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세계 3대 테너… 백혈병 딛고 '전설'을 노래하다

입력 : 2017.03.10 03:09

호세 카레라스

"은퇴한다고 해서 다시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국 관객들과 다시 만날 기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세계 3대 테너 중 한 사람인 호세 카레라스(71)의 마지막 월드투어 한국 공연이 열렸어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카레라스는 그리그의 '그대를 사랑해', 발렌테의 '열정'을 비롯해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스리 테너'로 활동할 당시 히트곡들을 열창했어요. 그의 공연을 보러온 관객이 몰리면서 전 좌석이 매진됐고, 객석에서 터져 나온 열렬한 환호와 기립박수에 카레라스는 앙코르만 네 곡을 불렀어요.

호세 카레라스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스페인 출신 성악가예요.
호세 카레라스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스페인 출신 성악가예요. /Getty Images 이매진스
194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카레라스는 여섯 살 때 성악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여덟 살 때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이며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어요. 이후 성악 공부에 전념한 그는 스물네 살 때 성악가로 데뷔하자마자 잘생긴 외모와 서정적인 목소리, 뛰어난 실력으로 단번에 스타가 되었답니다.

이후 전 세계 오페라 극장의 초청을 받으며 열정적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1987년 큰 시련을 맞았어요. 오페라 영화를 촬영하던 중 백혈병 판정을 받은 것이죠. 카레라스가 투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병실에는 전 세계에서 약 10만여 통의 격려 편지가 날아들었습니다.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은 카레라스가 이듬해 수척해진 모습으로 복귀 공연을 마쳤을 때 그의 고향 시민 15만명이 카레라스의 복귀를 환영하는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지요.

카레라스가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앞두고 파바로티, 도밍고와 함께 선보인 '스리 테너' 공연이었어요. 월드컵 전야제에서 일회성 이벤트로 열렸던 '스리 테너' 공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15년 동안 서른 번이나 더 공연이 열렸고 약 20억명이 이를 지켜봤습니다.

이번 공연에 앞서 카레라스는 은퇴와 상관없이 계속 무대에 오르겠다는 뜻을 밝혔어요. 마지막 월드투어를 마치면 프로 테너로서 그의 무대는 사라지지만, 각종 자선 공연 무대에는 꾸준히 나서겠다는 것이죠. "도밍고가 신께서 노래할 수 있는 정도의 목소리를 남겨주시는 한 계속 노래할 거란 이야기를 하더군요. 정말 멋진 말이라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