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집집마다 연평균 190만원… 상품 가격에도 숨어있어요

입력 : 2017.03.10 09:20

[세금]

판매 가격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소비자가 내면 기업이 모아서 납부… 납세자·부담자 다른 간접세 해당

애덤 스미스의 조세 원칙… 근대적 세법과 세금 징수에 영향
정부, 세금으로 경제 활성화 하기도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한 가정에서 낸 세금이 연평균 19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평균은 15만8761원, 연간으로는 190만5132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어요. 근로자의 임금이 오른 것보다 가정에서 낸 세금이 더 많이 늘어난 것이라 세금 부담이 더 커졌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금이 무엇이고 우리 경제에서 세금이 중요한 이유를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고전경제학을 창시한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1723~1790)가 저서‘국부론’에서 제시한 네 가지 조세원칙은 근대적 세법과 세금 징수 원칙에 큰 영향을 주었어요.
고전경제학을 창시한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1723~1790)가 저서‘국부론’에서 제시한 네 가지 조세원칙은 근대적 세법과 세금 징수 원칙에 큰 영향을 주었어요. /위키피디아

Q: 세금이 뭐예요?

A: 나라 살림을 맡은 정부가 여러 공공 업무나 사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법에 따라 국민에게 일정하게 걷는 돈이에요. 정부는 세금을 거둬 길을 내거나 다리를 세우고, 학교나 도서관 등을 짓습니다. 치안을 관리하는 경찰 업무와 화재 및 재난에 대응하는 소방 업무, 나라를 지키는 국방체계도 모두 세금으로 운영돼요. 복지·교육 등 여러 정부 정책도 모두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즉 세금은 국민이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여러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비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국민이 세금을 내는 것을 '납세'라고 하는데, 납세는 헌법이 정한(헌법 제38조) 국민의 의무 중 하나예요. 돈을 벌고도 일부러 세금을 내지 않거나, 자신의 소득을 속여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은 범죄행위에 해당합니다. 소득이 있거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에 맞는 세금을 내야 해요. 대통령도 매달 받는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근로소득세로 내고 있지요.

Q: 어떤 종류의 세금이 있는지 궁금해요.

A: 세금을 크게 중앙정부에 내는 '국세'와 지방정부에 내는 '지방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세금의 용도에 따라 국가가 일반적인 경비로 사용하는 보통세와 특정한 용도를 정해 놓고 거두는 목적세로도 나눌 수 있지요. 국경을 기준으로 하면 나라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에 부과하는 내국세와 수입·수출 물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구분할 수도 있어요.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과 실제로 부담하는 사람이 같은지에 따라 직접세와 간접세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가령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이 그 돈을 직접 내는 세금은 직접세예요. 반면 간접세는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과 세금을 실제로 부담하는 사람이 달라요. 가령 1200원짜리 바나나우유의 가격에는 120원의 부가가치세가 붙어있어요. 소비자가 바나나우유를 하나 사면 120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고, 가게 주인이 이를 모아 국가에 세금으로 내는 것이죠. 부가가치세 외에 주세, 인지세, 개별소비세, 증권거래세 등이 간접세에 해당합니다

Q: 세금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A: 우리나라 헌법에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제59조)라고 되어 있습니다. 국민이 어떤 경우에 세금을 내고,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는 미리 법으로 정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죠. 이를 규정하고 있는 법을 세법이라고 하는데, 세법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정합니다.

근대 이후 세법과 세금을 걷는 원칙을 정할 때 큰 영향을 준 것이 영국 경제학자 애덤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제시한 네 가지 조세원칙입니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첫째 조세원칙은 평등의 원칙이에요. 세금은 국민의 지불 능력을 고려해 징수해야 한다는 것으로, 특권계급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식의 특혜를 주어선 안 되며 국민이면 누구나 각자의 능력에 비례해 세금을 걷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재산·소득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세금을 많이 내고, 소득이나 재산이 적은 사람은 그만큼 세금을 적게 내는 게 합당하는 것이죠.

둘째는 확실의 원칙입니다. 국가가 마음대로 세금을 걷어선 안 되며, 납세 방식과 시기, 규모를 법으로 정해 이에 따라 세금을 걷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셋째는 편의성의 원칙입니다. 세금은 정부가 편한 대로 걷지 말고 국민이 세금을 내기 편한 방식으로 걷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마지막은 징세 비용 최소의 원칙으로 정부가 효과적인 납세 제도를 갖추어 국민이 세금을 낼 때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고, 세금을 걷는 조직도 너무 거대하게 꾸려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세법을 정하고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고 있어요.

Q: 세금은 우리 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A: 세금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 활성화입니다. 정부는 경제 상황에 따라 세금을 걷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쓰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이 나빠 실업자가 늘고 기업이 어려워지면 정부는 세금으로 여러 경제 사업을 벌여 기업에는 사업할 기회를 제공하고 실업자에게는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큰 재해를 입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는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지원 자금을 투입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도록 돕고요.

아파트 등 부동산값이 갑자기 많이 오르면 부동산 관련 세금을 더 걷어 부동산의 거래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도 합니다. 사치품이나 고가품에는 특별소비세를 부과해 세금을 많이 거둬들이고, 생활필수품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국민 간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죠.

세금은 반드시 내야 하지만, 많은 국민이 세금을 내는 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세금을 아껴서 사용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사람을 찾아내어 정당한 세금을 받아야 합니다. 세금이 낭비되는 곳이 없는지도 잘 살펴야 하고요.

심묘탁 ㈔청소년교육전략21 사무국장(경제교육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