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천적 나타나면 꼬리 싹둑… 개구리와 사촌이래요
도롱뇽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서울 인왕산 백사실 계곡에서 도롱뇽이 알을 낳는 모습을 확인했어요. 도롱뇽은 보통 낮 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가는 경칩(驚蟄·양력 3월 5일경) 전후로 시냇물 바닥이나 낙엽 아래 알을 낳는답니다. 여러 환경단체는 "서식지 파괴로 고통받는 도롱뇽을 보호하기 위해 3~6월에는 도롱뇽 서식지 탐방을 자제하자"고 호소하기도 했어요.
도롱뇽은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하지만 도마뱀은 뱀과 사촌인 파충류고, 도롱뇽은 개구리와 사촌인 양서류예요. 물렁물렁하고 약해 보이지만 공룡이 살던 때 출현해 1억6000만년 동안 지구에서 살아온 동물입니다.
- ▲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서울 백사실 계곡에서 확인한 도롱뇽의 모습이에요. /연합뉴스
도롱뇽은 주로 계곡이나 습한 숲에 살아요. 새끼 때에는 올챙이처럼 물에서 살지요. 올챙이는 점차 아가미와 꼬리가 없어지고 다리와 허파가 생겨 개구리가 되지만, 도롱뇽은 어른이 되어도 꼬리가 없어지지 않아요. 어른이 되면 개구리처럼 땅으로 올라와 얇고 촉촉한 피부를 통해 허파로 숨을 쉬어요. 혀를 내밀어 먹이를 낚아채는 것도 개구리를 닮았지요.
도롱뇽은 천적이 나타나면 다리나 꼬리를 떨어뜨리고 달아나요. 떨어진 다리나 꼬리는 다시 재생됩니다. 도롱뇽 중에는 몸의 형태와 색이 주변과 잘 구분되지 않는 녀석들이 많아요. 천적을 피하려고 보호색을 띠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죠.
원색이 강한 도롱뇽 중에는 피부에 무서운 독이 있기도 합니다. 북미에 사는 도롱뇽의 일종인 레드엘프(Red elf)는 천적에게 잡아먹혀도 30분간 살아있어요. 되레 삼킨 녀석이 중독되어 레드엘프를 도로 토해냅니다. 붉은도롱뇽은 독이 없지만 레드엘프와 생김새가 비슷해요. 천적들이 자신을 레드엘프인 것으로 착각하게끔 붉은색으로 진화한 것이죠. 물에서만 사는 사이렌 도롱뇽은 앞발도 아주 작고 뒷발은 아예 없지만 물속에서 장어처럼 민첩하게 움직입니다. 다른 도롱뇽처럼 허파가 없고 대신 목 뒤에 있는 아가미 다발로 숨을 쉬어요.
중국에 있는 바위산이나 호수, 하천에 사는 중국장수도롱뇽은 몸길이가 1.8m에 몸무게는 65㎏의 거대한 몸집을 가진 물도롱뇽이에요. 민물 게나 물고기, 새우와 벌레를 잡아먹지요. 시력이 좋지 않지만 작은 진동도 알아채는 예민한 감각으로 먹잇감을 사냥합니다. 수명은 60년 이상인데 사람들 사이에서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난 탓에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중부 유럽에 사는 불도롱뇽은 흑갈색 바탕에 노란 반점과 띠가 두드러져요. 노란색 대신 붉은색이나 주황색 반점을 가진 녀석들은 마치 어둠 속에서 불타는 듯한 신비로운 모습입니다. 몸길이는 15~25㎝, 몸무게는 40g에 불과하지만 수명은 50년이 넘어요.
우리나라에는 도롱뇽, 꼬리치레도롱뇽, 이끼도롱뇽이 살아요. 이 중 허파가 없이 땅에 사는 이끼도롱뇽은 2006년에 처음 발견된 사실만으로도 학계에서 큰 화제가 되었어요. 이전까지 허파 없이 땅에 사는 도롱뇽은 북미에서는 발견된 적이 있었지만, 아시아에서는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귀한 도롱뇽이니 앞으로도 잘 보호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