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조선시대 두부, 중국에 소문 날 정도로 맛있었대요
입력 : 2017.03.07 03:05
두부
- ▲ 두부는 콩물에 간수나 황산칼슘을 넣어 생긴 응고물로 만든 음식이에요.
동아시아에서 콩이 재배되기 시작한 건 대략 4000여년 전으로 추측돼요. 콩 재배에 관한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삼국유사에 나오는데, 지금부터 약 1900년 전인 백제 기루왕 23년(서기 99년)과 신라 일성왕 6년(서기 139년)에 콩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두부는 동북아시아에 살았던 북방 유목 민족이 두유를 만들면서 발명한 것으로 추측돼요. 두유가 바닷물과 섞이면 딱딱하게 굳는 것을 보고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신석기 중기 유적에서 원시형 맷돌인 연석이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미 맷돌로 두유를 만들어 먹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강원도 강릉의 초당두부는 지금도 바닷물로 두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해요.
조선시대 무렵에는 중국에 소문이 날 정도로 두부 만드는 기술이 발전했어요. 특히 세종 때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친서에는 '조선에서 보낸 공녀들이 두부를 절묘하게 만드니 앞으로도 두부를 잘 만드는 여인을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있었어요.
두부는 콩물에 간수(습기 찬 소금에서 저절로 녹아 흐르는 짜고 쓴 물)나 황산칼슘을 넣어 단백질을 굳힌 것입니다. 대두를 씻어 불린 뒤 곱게 갈아 솥에서 끓이면 콩의 비린내가 사라져요. 콩물이 약간 식었을 때 응고제를 넣으면 콩물 속 단백질이 굳기 시작하지요. 가라앉은 응고물을 무명천에 부어 틀에 넣어 누르면 물이 빠지며 두부가 됩니다. 이렇게 만든 두부는 잠시 물에 담가 두면 여분의 응고제가 빠져나와 맛이 더 좋아요. 순두부는 응고물을 웃물과 함께 떠서 먹는 두부고, 연두부는 물을 완전히 빼지 않고 단백질을 굳혔기 때문에 식감이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특징이 있어요.
중국 문화권에서는 녹두에 싹을 틔운 숙주나물을 즐겨 먹지만, 우리 민족은 콩에 싹을 틔운 콩나물을 즐겨 먹어요. 콩나물은 고려 이전부터 식용으로 널리 쓰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콩나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 고종 때 편찬된 향약구급방에 '감기를 낫게 하는 효능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콩은 싹을 틔우면 지방이 급격히 줄어들고 섬유소와 비타민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콩에는 비타민C가 전혀 없지만, 콩나물 100g에는 13㎎의 비타민C가 들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