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앙증맞지만 성질은 포악한 '작은 사자'

입력 : 2017.02.23 03:09

난쟁이원숭이

원숭이는 사람과 가까운 영장류 동물입니다. 꼬리가 있는 원숭이는 덩치에 따라 소형 원숭이와 대형 원숭이로 나누는데 소형 원숭이 중에는 쥐만큼 덩치가 작은 원숭이가 있어요. 바로 '피그미마모셋'이라고도 부르는 난쟁이원숭이입니다.

난쟁이원숭이는 덩치가 커봤자 몸길이가 15㎝에 불과해요. 20㎝ 정도 되는 꼬리를 제외하고 나면 바나나와 비슷한 크기지요. 난쟁이원숭이의 새끼는 사람의 엄지손가락만큼 작아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생김새는 영락없는 원숭이랍니다.

난쟁이원숭이는 남아메리카 아마존 열대우림에 살아요. 주로 강가에서 2~9마리가 가족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수명은 8~16년 정도인데, 가족을 잃은 새끼 난쟁이원숭이는 금방 목숨을 잃어요. 그만큼 가족과 집단생활이 중요한 동물입니다.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난쟁이원숭이의 모습이에요.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난쟁이원숭이의 모습이에요. /위키피디아

곤충과 과일을 먹기도 하지만 난쟁이원숭이가 가장 즐겨 먹는 건 나무의 수액이에요.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모든 발가락에는 독특하게도 고양이 같은 날카로운 발톱이 있답니다. 길고 날카로운 앞니와 발톱을 이용해 나무껍질을 찢고 구멍을 내어 흘러나오는 끈적한 수액을 혀로 날름 먹어요.

아마존 강가에 사는 나무들은 난쟁이원숭이가 구멍을 낸 자리에 큰 혹이 생깁니다. 줄기에 혹이 덕지덕지 붙어 수액이 잘 나오지 않으면 난쟁이원숭이는 다른 나무로 옮겨가 수액을 먹어요. 아마존 강가에서 혹이 덕지덕지 붙은 나무가 줄줄이 눈에 띄면 난쟁이원숭이 가족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덩치도 아주 작은데 동작이 날렵하기까지 해서 야생에서 난쟁이원숭이를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난쟁이원숭이는 곤충 중에서도 특히 나비를 즐겨 먹어요. 종종 새알을 훔쳐먹기도 하고요. 작은 체구로 여기저기 나무를 타고 다니며 고개를 180도까지 돌려 주위를 살핍니다. 덕분에 난쟁이원숭이를 노리는 천적도 별로 없어요.

암컷은 두 달 정도의 임신 기간을 거쳐 한 번에 1~3마리의 새끼를 낳아요.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들은 옹알이를 하며 어미 원숭이를 보챕니다. 외국에서는 난쟁이원숭이가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은 곳도 있어요. 새끼 원숭이는 사람 손가락에 매달릴 정도로 앙증맞은데 2시간에 한 번씩 먹이를 줘야 합니다.

다 자라면 다람쥐 정도의 크기인데 이것저것 잘 물어뜯고 주인에게 똥을 던질 정도로 성질이 포악해요. 울음소리도 아주 날카롭고요. 그래서인지 '작은 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외국의 야생동물을 몰래 들여와 기르는 건 불법이에요.

난쟁이원숭이보다 더 작은 원숭이도 있어요. 몸무게가 30g에 불과한 베르트부인쥐여우원숭이예요. 덩치가 1회용 종이컵에 쏙 들어갈 정도로 정말 작아요. 하지만 난쟁이원숭이와 달리 얼굴 생김새는 쥐를 더 닮았지요. 아프리카 동남부에 있는 마다가스카르섬에 베르트부인쥐여우원숭이가 아주 많이 살고 있어요.

 

김종민 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