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의 책] 게르다의 순수한 마음이 카이를 구했어요

입력 : 2017.02.03 03:11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

게르다가 눈물을 흘리자 카이에게 박혀 있던 거울 파편들이 빠져나왔어요.
게르다가 눈물을 흘리자 카이에게 박혀 있던 거울 파편들이 빠져나왔어요. /어린이작가정신
지난 설 연휴 동안 중부지방에는 많은 눈이 내렸어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면 환상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눈이 많이 내리는 유럽 북쪽 나라에서는 눈을 지배하는 여왕이 있다는 전설이 있어요. 추운 겨울밤이면 눈의 여왕이 거리를 날아다니며 세상을 차갑게 만든다는 이야기죠. 덴마크의 유명한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를 눈의 여왕이 데려갔다고 생각했어요. 이 생각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눈의 여왕'입니다.

괴물 '트롤'은 무엇이든 못되고 삐뚤어지게 보이는 거울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다른 괴물들이 그 거울을 가지고 하늘에서 놀다 그만 거울을 떨어뜨렸답니다. 거울은 수억 조각으로 부서졌고, 수억 개의 파편이 사람들의 눈과 심장에 박혀버렸어요.

작은 마을에서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년 '카이'에게도 거울 파편이 박혀버렸답니다. 옆집에 사는 소녀 게르다와 함께 장미를 키우며 사이좋게 지내던 카이는 거울 파편이 박히자 세상 모든 것이 추하게 보였고, 소중한 친구인 게르다마저 외면해버립니다. 그리고 함박눈이 세차게 내리는 날 눈의 여왕의 차가운 아름다움에 이끌려 그녀의 나라로 떠나버려요.

게르다는 카이를 찾아 떠납니다. 길을 찾는 것이 어려웠지만 다행히 카이를 구하러 가는 길에 만난 많은 사람과 동물이 게르다를 도와줬어요. 추위와 매서운 눈보라를 견딘 끝에 게르다는 눈의 여왕이 사는 궁전에서 카이를 만나게 됩니다.

카이는 궁전에서 얼음 조각으로 단어 퍼즐을 맞추고 있었어요. 카이가 '영원'이라는 단어를 맞추면 눈의 여왕이 그를 풀어주기로 했기 때문이죠. 게르다는 퍼즐을 맞추고 있는 카이에게 다가가 뜨거운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자 카이의 심장에 박힌 거울 파편이 녹아내렸고, 눈에 박혀 있던 거울 파편은 카이의 눈물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왔어요. 두 사람은 함께 '영원'이라는 단어 퍼즐을 맞추고 눈의 여왕의 마법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계절과 장소가 몇 번이나 바뀌어도 끝까지 카이를 찾아가는 게르다처럼 순수한 마음과 사랑이 있다면 어떤 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가 이 작품에 담겨 있어요. 눈의 여왕이 카이에게 '영원'이라는 단어의 퍼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 것도 '순수한 마음을 영원히 간직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출판된 지 200여 년이 흘렀는데도 '눈의 여왕'은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줍니다.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듯한 겨울이지만 주위를 잘 살펴보세요. 아무리 추위가 매서워도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순수한 사랑을 얼어붙게 만들지는 못한답니다.



신언수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객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