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식물] 린네의 마음 사로잡은 '쌍둥이 꽃'

입력 : 2017.01.24 03:05

린네풀

우리나라에서 흔히 '린네풀'이라고 부르는 '리네아 보리알리스(Linnaea borealis)'는 세계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북아메리카, 시베리아는 물론 중국·일본·한반도 북부 지방에도 퍼져있지요. Y자 모양의 줄기 끝에 붉은색 또는 흰색 꽃 2개가 쌍을 이뤄 땅바닥을 보고 피어있는 독특한 생김새를 갖고 있답니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쌍둥이 꽃'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 식물을 '린네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생물분류학에 큰 업적을 남긴 18세기 스웨덴 식물학자 칼 본 린네(Carl von Linné·1707~1778)와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에요. 생물학에서는 모든 동식물을 계·문·강·목·과·속·종으로 분류하는데, 이런 분류법을 확립한 주인공이 바로 린네입니다. 라틴어로 속 이름과 종 이름을 표기해 합치는 식으로 생물의 학명(學名)을 짓는 방법도 린네가 개발한 것이죠.

‘린네풀’로 불리는 리네아 보리알리스는 생물분류법을 확립한 식물학자 칼 본 린네가 가장 좋아했던 식물이에요.
‘린네풀’로 불리는 리네아 보리알리스는 생물분류법을 확립한 식물학자 칼 본 린네가 가장 좋아했던 식물이에요. /위키피디아
평생 4000종의 동물과 5000종의 식물을 분류하고 연구한 린네가 가장 좋아했던 식물이 바로 리네아 보리알리스였어요. 둘의 인연은 1732년 린네가 스웨덴 북부 지방인 라플란드에 채집 여행을 떠나며 시작되었습니다. 라플란드 일대를 돌아다니며 꽃이나 돌을 관찰하던 린네가 이 지역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리네아 보리알리스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뺏긴 것이죠. 이때 리네아 보리알리스는 아무런 이름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생물분류법 연구를 계속한 린네는 1753년 마침내 생물분류법을 확립한 '식물의 종(Species Plantarum)'을 발간하였어요. 이 책에서 린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에 자신의 이름을 딴 '리네아'와 '북쪽의'라는 뜻을 가진 단어 '보리알리스'를 합쳐 리네아 보리알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지요.

오늘날 린네의 생물분류법은 동식물을 분류하고 연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됩니다. 린네가 이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건 이 식물에게 제대로 된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