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출퇴근하는 전업 작가, 데뷔 30주년에 이상문학상

입력 : 2017.01.13 03:11

소설가 구효서

지난 10일 소설가 구효서(60)씨가 중편소설 '풍경소리'로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4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어요. 구씨는 "1987년 등단해 취직한 곳이 문학사상사였고 입사 후 처음 한 일이 이상문학상 작품집 만드는 일이었는데 그 책의 주인공이 된 건 정말 드라마틱한 일"이라는 소감을 밝혔지요. 대상작 '풍경소리'는 가을날 산 속에 절을 찾은 한 여성이 영혼을 치유해 가는 이야기로 인간의 삶과 운명의 의미를 돌이켜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구씨는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어요. 강화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 시인 이상의 영향을 받고 시를 쓰던 구씨는 동화작가 김요섭을 만난 이후 소설로 장르를 바꿨어요. 이후 창작에 전념한 구씨는 1987년 단편소설 '마디'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제4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구효서씨는“먹고사는 일이기에‘안쓰면 죽는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어요.
제41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구효서씨는“먹고사는 일이기에‘안쓰면 죽는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어요. /이명원 기자
등단 이후 구씨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업 작가가 되었어요. 지금도 직장인처럼 자전거를 타고 매일 아침 9시까지 집필실로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지난해 발표한 소설 '새벽별이 이마에 닿을 때'를 비롯해 30여권 소설에서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를 탄탄한 스토리로 재미있게 풀어내 많은 독자와 평론가에게 두루 호평을 받아왔지요.

구씨는 뛰어난 작품들로 국내 유명 문학상을 싹쓸이했어요. 지난 2008년에는 소설 '나가사키 파파'로 대산문학상을 받았고 '소금가마니'로 제6회 이효석문학상을 받았지요.

지난 2014년에는 소설집 '별명의 달인'으로 동인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이상문학상까지 거머쥐었어요. 1995년에 출간한 '낯선 여름'은 홍상수 감독을 통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답니다.

이번 이상문학상 수상에 대해 구씨는 "생명을 연장받은 기분"이라고 말했어요. 경제적으로 불안한 소설가라는 직업을 계속 이어나갈 자신감을 얻었다는 뜻이지요. 올해로 환갑을 맞은 구씨는 "이젠 철없는 어린애같이 글을 쓰고 싶다"고도 했어요. 앞으로도 구씨가 내놓을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는 쭉 이어질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