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노예 사슬 끊겠다"… 자유 찾아온 엘리트 외교관
입력 : 2016.12.30 03:09
태영호 전 공사
지난 7월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로 귀순한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태영호(54)씨가 지난 23일 주민등록 절차를 마치고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시작했어요. 최근 태씨는 "북한 김정은의 폭압적인 공포 통치 아래 노예 생활을 하는 북한의 참담한 현실을 깨닫고 환멸감을 느껴 귀순했다"면서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 활동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통일을 앞당기는 데 일생을 바치겠다"고 밝혔어요.
4년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부임한 태씨는 고등학교 때 중국으로 유학을 가 영어와 중국어를 익혔고 평양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한 뒤 덴마크에서 연수를 한 서유럽 전문가예요. 태씨의 아내 오혜선씨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였던 오백룡 전 국방위 부위원장 집안 출신으로 북한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혁명 1세대'의 후손입니다.
4년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부임한 태씨는 고등학교 때 중국으로 유학을 가 영어와 중국어를 익혔고 평양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한 뒤 덴마크에서 연수를 한 서유럽 전문가예요. 태씨의 아내 오혜선씨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였던 오백룡 전 국방위 부위원장 집안 출신으로 북한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혁명 1세대'의 후손입니다.
- ▲ 지난 27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에요. /사진공동취재단
태씨의 망명 과정은 한 편의 첩보 영화 같았어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월 태씨가 런던의 한 골프장에서 은밀히 영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망명 의사를 밝히자 영국 정보 당국과 미국 정보 당국이 태씨 가족의 망명을 지원했어요. 철통 같은 보안에도 열흘 만에 '북한 외교관이 망명한다'는 소문이 서울까지 퍼지기도 했답니다. 다행히 태씨 가족은 지난 7월 영국 공군기지에서 군용기에 탑승했고 독일에 있는 미 공군기지를 거쳐 우리나라에 도착했어요.
태씨는 귀순하며 두 아들에게 "이 순간부터 너희에게 노예의 사슬을 끊어주겠다"고 말했답니다. 차남 금혁(19)군은 런던에 있는 액턴고등학교를 다니며 A플러스 성적을 받은 수재(秀才)라고 해요. 태씨는 "둘째 아들이 대한민국 대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가서 대한민국의 기상을 떨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