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보르네오섬의 작은 나라… 설날에 국왕이 세뱃돈 준대요

입력 : 2016.12.20 03:05

브루나이

최근 인천국제공항과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 사이에 직항 항공로가 새로 만들어졌어요. 그간 브루나이를 가기 위해선 홍콩, 싱가포르 등을 경유해야 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곧장 브루나이로 갈 수 있게 된 것이죠.

브루나이는 세계에서 셋째로 큰 섬인 보르네오섬에 있는 조그만 나라예요. 경기도 절반 정도의 면적에 서울시 1개구의 인구인 약 43만명 정도가 살고 있어요. 19세기 후반부터 영국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1984년에 독립했답니다.

브루나이는 국민의 67%가 말레이계로 가장 많고, 중국계가 15% 내외를 차지하고 있어요. 말레이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중국어나 아랍어를 쓰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1958년에 건축된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의 모습이에요. 28대 술탄인 사이푸딘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이 모스크는 오늘날 브루나이의 랜드마크가 되었어요.
1958년에 건축된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의 모습이에요. 28대 술탄인 사이푸딘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이 모스크는 오늘날 브루나이의 랜드마크가 되었어요. /위키피디아
말레이 부족 국가였던 브루나이는 이슬람교가 전파되면서 1405년 브루나이 이슬람 왕국으로 거듭났어요. 브루나이 주민 다수가 이슬람교 신자이고 브루나이의 국왕은 강력한 종교·정치 권력을 가진 이슬람 군주 '술탄'이랍니다.

브루나이 국왕은 국민에게 엄격한 규율을 지키도록 하고 있어요. 2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곤장을 맞거나 신체 일부를 절단하게 하는 무서운 법이 만들어졌답니다. 지난해에는 기독교에서 유래한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를 하는 사람에게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내리겠다고 경고할 정도로 엄격한 종교적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브루나이 국민 대부분은 국왕을 존경하고 따릅니다. 엄청난 부를 가진 브루나이 국왕이 국민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기 때문이에요.

브루나이 국민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병원비도 거의 공짜나 다름없답니다. 브루나이에서 환자들이 1년에 부담하는 의료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900원에 불과하다고 해요. 나이가 들어 퇴직을 해도 국가가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고, 설날이 되면 국왕이 국민에게 약 100만원의 세뱃돈을 준다고 하니 대단하지요?

국왕이 이렇게 부자인 이유는 브루나이 지역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생산되기 때문이에요. 브루나이 수출의 95%를 석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고 있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석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왕과 브루나이의 경제 형편이 이전보다 좋지 않다고 합니다.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최근 브루나이는 '할랄' 화장품·의약품 분야를 육성하고 있어요. 할랄(halal)은 '허용된, 허락된'이라는 아랍어로 '이슬람 계율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것'이란 의미를 갖고 있어요. 율법상 술이나 돼지고기가 든 음식이나 제품을 이용할 수 없는 이슬람 신자들을 위한 화장품과 의약품을 만들어 이슬람 국가에 수출하려는 것이죠.



민병권 중동고 교사(EBS 세계지리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