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식물] 크리스마스트리로 딱… 지구온난화로 생존 위협받아

입력 : 2016.12.13 03:05

구상나무

12월이 되면 다가올 성탄절을 맞아 일찌감치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워놓은 모습을 볼 수 있죠?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미는 나무 중 가장 좋은 나무로 꼽히는 것이 바로 구상나무예요. 구상나무와 사촌지간인 전나무나 분비나무도 크리스마스트리로 많이 사용되지만, 구상나무는 크기가 아담하고 한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고운 자태를 갖고 있어 유난히 인기가 많답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토종 식물입니다. 구상나무의 학명(學名·식물학 연구용으로 붙인 영문 이름)도 '한국의 침엽수'를 뜻하는 'Abies Koreana'예요. 덕유산, 지리산 등 우리나라 남부 지방의 높은 산에 사는데 제주도 한라산에 가장 많이 자생하고 있어요.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 사용되는 구상나무는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한국 토종 식물이에요.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 사용되는 구상나무는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한국 토종 식물이에요.
구상나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제주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프랑스 신부 포리였어요. 1907년 포리 신부는 분비나무와 비슷하지만 잎과 열매의 생김새가 사뭇 다른 상록침엽수를 한라산에서 발견했어요. 포리 신부는 이 나무의 표본을 채집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부설 수목원에서 활동하던 식물학자 어니스트 윌슨 박사에게 보냈지요.

표본을 본 윌슨 박사는 1917년 제주도를 방문해 한라산 백록담 기슭에 무리 지어 살고 있는 구상나무를 살펴보았어요. 이 나무가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품종이라는 걸 확인한 윌슨 박사는 'Abies Koreana'라는 학명을 붙여 전 세계에 구상나무의 존재를 알렸지요.

'구상나무'라는 이름도 제주도 주민들이 이 나무를 '쿠살낭'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윌슨 박사가 따온 것이랍니다. 제주도 사투리로 '쿠살'은 해녀들이 바다에서 잡는 '성게'를, '낭'은 나무를 가리켜요. 구상나무의 잎이 성게 가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쿠살낭'이라고 부른 것이죠.

구상나무가 세상에 알려지자 유럽의 식물 애호가들이 제주도를 찾아와 씨앗을 가져가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유럽의 귀족이나 부자들의 정원을 장식하는 관상수와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 키워졌지요. 나무의 재질이 단단하고 결이 고와 가구용 목재로도 널리 쓰이며 전 세계로 전파되었답니다.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구상나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낮은 편이에요. 2000년대 들어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자생하는 구상나무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지요. 한여름에도 서늘한 산악 지대에 사는 구상나무에 기온 상승은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구상나무가 우리 자연 속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보호에 더 힘을 기울여야겠어요.



박중환 식물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