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청렴·바른 몸가짐… 공직자의 올바른 자세 강조했어요

입력 : 2016.12.09 03:11

정약용의 '목민심서'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1762~ 1836)은 공직자가 올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민생을 살리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천주교에 관심을 가졌다는 죄목으로 귀양을 갔던 정약용은 귀양지에서 본 지방 관리들의 횡포와 그 횡포에 신음하는 백성을 보며 '목민심서(牧民心書)'라는 책을 짓고 공직자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논하였답니다. '목민심서'는 고을의 수령인 '목민관'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적은 책이라는 뜻이에요.

정약용은 이 책에서 목민관은 책임이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에 자기 만족이나 명예, 출세를 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요. 권력을 탐하지 않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가짐이 올바른 목민관이 되는 첫걸음이라는 거죠.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왼쪽 사진)은 힘든 귀양살이 중에도 고을 수령의 올바른 자세를 다룬 책‘목민심서’(오른쪽)를 썼어요.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왼쪽 사진)은 힘든 귀양살이 중에도 고을 수령의 올바른 자세를 다룬 책‘목민심서’(오른쪽)를 썼어요. /조선일보 DB
정약용은 목민관이 바른 몸가짐을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답니다. 목민관이 갖춰야 할 경건한 정신은 바른 몸가짐으로부터 길러진다는 것이죠. 목민관이 스스로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행동거지에 절도가 있으면 권세를 부리고 화를 내지 않아도 저절로 위엄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정약용의 생각이었어요.

정약용이 강조한 또 다른 덕목은 청렴입니다. 정약용은 목민관이 청렴하지 않으면 도둑과 다름없다고 말했어요. 그는 목민관이라면 뇌물은 당연히 받아선 안 되고 자신의 생일에 아전들이 바치는 생일상이나 선물도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답니다. 최근 시행되고 있는 청탁금지법도 이런 취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백성들의 안녕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던 정약용은 목민관이 노인이나 어린이, 가난한 사람, 병에 걸린 사람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잘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가령 너무 가난한 백성이 부모의 상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경우 경비를 대어 장례를 치르게 해 주고, 장애인이나 병이 위독한 사람은 목민관이 나서 세금이나 부역을 면제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정약용이 강조한 목민관의 올바른 자세는 오늘날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갖추어야 할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자신의 당선만을 걱정하고 민생은 고민하지 않는 정치인에게서 청렴함이나 애민 정신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요.

어린이 여러분도 '목민심서'라는 책을 읽으며 스스로 갖춰야 할 바른 자세와 마음가짐은 무엇인지, 오늘날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어떤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한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권경주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객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