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겨울잠의 비밀 풀면… 치매도 고칠 수 있대요
입력 : 2016.11.30 03:11
[동물의 겨울잠]
다람쥐의 겨울잠 원리 이용해 치매 걸린 쥐의 뇌 활동 회복… 치매·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희소식
자는 동안 근육 손상 없는 개구리… 루게릭병 치료, 우주여행에 활용
겨울잠 속에 첨단 의학 숨어 있어요
겨울이 되면 인간은 두꺼운 옷을 입거나 보일러·온열기 등을 이용하지만, 동물들은 다른 방법으로 겨울을 보내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겨울잠입니다.
주변 기온에 따라 체온이 바뀌는 변온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으면 체온이 너무 낮아져 목숨을 잃게 돼요. 체온이 변하지 않는 포유류 동물 중에서도 먹이를 찾기 힘든 겨울을 넘기기 위해 겨울잠을 잔답니다.
근래 과학자들은 동물의 겨울잠에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몸에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켜요. 이런 변화의 원리를 알아내어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 치료하기 어려웠던 여러 질병을 고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겨울잠을 자며 뇌를 보호하는 다람쥐
영국 의학연구회 조반나 말루치 박사 연구팀은 다람쥐가 겨울잠을 자는 과정에서 치매를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연구팀은 다람쥐가 겨울잠을 자면 체온이 내려가면서 뇌세포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부위인 '시냅스'의 작동이 멈추고,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 몸에 특정 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시냅스가 다시 작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답니다.
주변 기온에 따라 체온이 바뀌는 변온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으면 체온이 너무 낮아져 목숨을 잃게 돼요. 체온이 변하지 않는 포유류 동물 중에서도 먹이를 찾기 힘든 겨울을 넘기기 위해 겨울잠을 잔답니다.
근래 과학자들은 동물의 겨울잠에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몸에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켜요. 이런 변화의 원리를 알아내어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 치료하기 어려웠던 여러 질병을 고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겨울잠을 자며 뇌를 보호하는 다람쥐
영국 의학연구회 조반나 말루치 박사 연구팀은 다람쥐가 겨울잠을 자는 과정에서 치매를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연구팀은 다람쥐가 겨울잠을 자면 체온이 내려가면서 뇌세포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부위인 '시냅스'의 작동이 멈추고,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 몸에 특정 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시냅스가 다시 작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답니다.
- ▲ /그래픽=안병현
연구팀은 다람쥐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 체온이 올라가면서 몸 안에 'RBM3단백질'의 수가 늘어나고, 동시에 시냅스가 다시 작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답니다. 이런 현상은 실험용 쥐에게서도 똑같이 확인되었어요. 건강한 쥐의 체온을 16~18도까지 인공적으로 떨어트리자 깊은 잠에 빠지면서 시냅스의 작동이 멈추는 현상이 나타났고, 45분 뒤 다시 체온을 올려주자 RBM3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시냅스가 다시 작동하였어요.
신기한 점은 치매 증상을 보이는 쥐들은 잠에 빠져든 뒤 다시 체온을 올려주어도 RBM3단백질이 늘어나지도 않고 시냅스가 다시 작동하지도 않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쥐들에게 인위적으로 RBM3단백질을 주입하자 뇌세포의 시냅스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답니다.
이렇게 치매 증상을 보인 쥐의 뇌세포 연결망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게 된다면 치매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돼요.
◇개구리는 겨울잠을 자도 근육이 멀쩡해요
만약 인간이 동물처럼 겨울잠을 잔다고 가정할 때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작용은 바로 '근육의 퇴화'예요. 팔다리의 한쪽에 깁스를 하게 되면 불과 몇 주 만에 정상적인 팔다리에 비해 근육이 아주 약해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근육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쇠약해진답니다.
그런데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여러 달을 꼼짝 않고도 잠에서 깨어나면 곧바로 활동할 수 있을 만큼 근육이 손상을 입지 않아요. 도대체 어떤 비법이 있는 것일까요?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줄무늬굴개구리에게서 그 비밀을 찾아냈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서바이빈'과 '키나아제1'이라고 부르는 유전자가 겨울잠을 자는 줄무늬굴개구리의 근육 손상을 막아준다고 해요. '서바이빈'은 손상되거나 병든 세포를 제거해 근육이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단백질이랍니다. '키나아제1'은 세포 분해와 DNA 손상을 막아 근육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되고요. 두 유전자가 개구리의 근육을 보호하는 원리를 인간에게 적용할 방법을 찾게 된다면 운동신경이 퇴행하는 루게릭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요.
더불어 인간이 장거리 우주여행을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이 우주에 장시간 머물 경우 무중력 상태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줄무늬굴개구리처럼 근육을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런 문제 없이 오랫동안 우주를 여행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장기 보관·심장마비 치료법도 겨울잠에서 찾는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겨울잠에서 인간의 장기 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도 찾고 있어요. 현재 의학 수준에서는 기증자의 몸에서 꺼낸 장기는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해도 수일 정도만 보관할 수 있답니다. 기증한 장기를 오래 보관할 수 없다 보니 장기 기증이 필요한 사람은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기증될 장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죠.
그런데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영하의 체온에서도 장기가 상하지 않는답니다. 이 비밀을 알아내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되면 미리 장기를 기증받아 오랫동안 보관했다 시의적절하게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될 거예요.
심장마비를 치료할 획기적인 방법도 동물의 겨울잠에서 찾고 있답니다. 인간은 심장마비 증세가 왔을 때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데, 이때 혈액을 다시 공급하는 과정에서 심장에 손상을 입어요. 반면 동물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 갑자기 혈액 공급이 늘어나도 심장에 전혀 손상을 입지 않지요. 과학자들은 이 원리를 알아내어 인간에게 적용하게 되면 심장마비 치료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