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피부색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다

입력 : 2016.11.25 03:10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인종차별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요. 70여 년 전 미국에서는 아주 심각한 인종차별이 벌어지고 있었답니다. 흑인과 백인은 같은 지역에 살 수 없고 버스에 타도 흑인은 백인 옆자리에 앉을 수 없게 법으로 규제하고 있었어요. 화장실과 영화관도 따로 이용하게 했고요. 노예 해방 선언과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이런 황당한 인종 차별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한 사람이 바로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입니다. 킹 목사는 비교적 부유한 흑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인종차별을 피할 수 없었어요. '법이 올바르지 않으면 그 법을 거부해야 한다'는 미국의 사상가 헨리 소로의 주장을 접한 킹 목사는 인종차별이라는 부당함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동시에 '부당함에 저항하더라도 결코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저항 운동을 따르기로 마음먹었지요.

마틴 루서 킹 목사는 1963년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연설로‘인간은 피부색에 상관없이 모두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어요.
마틴 루서 킹 목사는 1963년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연설로‘인간은 피부색에 상관없이 모두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어요. /AP 뉴시스
1955년 킹 목사는 미국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에서 '버스 타지 않기' 운동을 시작했어요. 흑인이 백인 옆자리에 앉을 수 없다는 부당한 법에 항의한 것이죠. 이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킹 목사는 흑인의 투표권을 요구하는 순례 행진을 3년간 이어갔어요. 부당한 법에 저항하다 감옥에 가기도 했지만, 킹 목사는 "감옥에 가는 것이 흑인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는 일"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답니다.

1963년 킹 목사는 민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25만여 명의 군중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명연설을 남겼어요.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예전에 노예였던 부모의 자식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올 것"이라는 그의 말은 인종차별이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었지요. 클레이본 카슨이 킹 목사의 생애를 담은 책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의 제목도 킹 목사의 연설에서 따온 것이죠.

킹 목사는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며 백인 우월주의자들로부터 끊임없이 암살 위협을 받았어요. 하지만 킹 목사는 이런 위협에 굴하지 않고 비폭력 저항 운동을 계속했답니다. 하지만 1968년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을 받고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그럼에도 피부색에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대우받는 세상을 위해 노력했던 그의 삶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답니다.


신언수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객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