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클래식 따라잡기] '사계'는 풍경 그리듯 작곡… '전원'은 감정 담았죠
입력 : 2016.11.12 03:07
[묘사음악과 인상주의 음악]
묘사음악, 풍경 그려내듯 표현
자연에서 받은 느낌 녹인 인상주의,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가 확립
두 음악 합친 듯한 '새의 카탈로그' 24일 피에르가 공연에서 연주해요
이달 초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빈 필(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있었어요. 빈 필은 정명훈의 지휘로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을 무대에서 선보였답니다. '전원' 은 빈 필뿐 아니라 전 세계의 교향악단들이 즐겨 연주하는 교향곡으로 다른 교향곡과 뚜렷한 차이점이 있어요. 교향곡은 보통 네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원' 교향곡은 다섯 악장으로 되어 있어요. 3악장부터 마지막 5악장까지 멈추지 않고 쭉 연주하는 것도 독특한 점이죠.
각 악장은 '시골에 도착했을 때 깨어나는 즐거운 마음' (1악장), '시냇가의 정경'(2악장), '농민의 즐거운 모임'(3악장), '천둥과 폭풍우'(4악장), '폭풍우 뒤 부르는 감사의 노래'(5악장)처럼 베토벤이 직접 붙인 흥미로운 제목을 갖고 있답니다. 실제 '전원' 교향곡은 제목의 뜻대로 때로는 부드럽고 평화롭게, 때로는 격정적이고 감동적으로 흘러가지요.
이렇게 자연 풍경을 음악으로 나타낸 작품은 베토벤 이전에도 있었어요. 대표적인 곡이 바로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四季)'예요. 사계절에 맞추어 네 곡으로 구성돼 있는 이 작품은 계절을 묘사한 '소네트(유럽에서 만들어진 정형시)'에 맞춰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렇게 자연의 모습을 직접 그려내듯 표현한 음악을 '묘사음악'이라고 해요.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썼음에도 베토벤의 '전원'은 비발디의 '사계'와 분명히 다른 점이 있어요. '사계'는 자연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그려내지만, '전원'은 인간이 자연을 만나 느끼는 감정과 그 변화를 음악으로 표현했답니다. 베토벤도 주변 지인과 제자들에게 "이 곡은 자연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감정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 설명했어요.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
이렇게 음악 외적인 소재를 직접 묘사하지 않고 소재에서 받은 '인상'을 표현하는 음악은 베토벤 이후에도 계속해서 만들어졌어요. 자신만의 음악 언어로 이러한 흐름을 '인상주의 음악'으로 확립시킨 인물이 바로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랍니다.
드뷔시는 묘사음악의 선구자였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리스트, 뛰어난 오페라 작곡가였던 바그너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가 만든 인상주의 음악은 한마디로 음악 외의 여러 사물이나 풍경을 인간의 감각으로 느낀 것,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진 상상력을 활용한 음악이지요.
각 악장은 '시골에 도착했을 때 깨어나는 즐거운 마음' (1악장), '시냇가의 정경'(2악장), '농민의 즐거운 모임'(3악장), '천둥과 폭풍우'(4악장), '폭풍우 뒤 부르는 감사의 노래'(5악장)처럼 베토벤이 직접 붙인 흥미로운 제목을 갖고 있답니다. 실제 '전원' 교향곡은 제목의 뜻대로 때로는 부드럽고 평화롭게, 때로는 격정적이고 감동적으로 흘러가지요.
이렇게 자연 풍경을 음악으로 나타낸 작품은 베토벤 이전에도 있었어요. 대표적인 곡이 바로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四季)'예요. 사계절에 맞추어 네 곡으로 구성돼 있는 이 작품은 계절을 묘사한 '소네트(유럽에서 만들어진 정형시)'에 맞춰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렇게 자연의 모습을 직접 그려내듯 표현한 음악을 '묘사음악'이라고 해요.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썼음에도 베토벤의 '전원'은 비발디의 '사계'와 분명히 다른 점이 있어요. '사계'는 자연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그려내지만, '전원'은 인간이 자연을 만나 느끼는 감정과 그 변화를 음악으로 표현했답니다. 베토벤도 주변 지인과 제자들에게 "이 곡은 자연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감정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 설명했어요.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
이렇게 음악 외적인 소재를 직접 묘사하지 않고 소재에서 받은 '인상'을 표현하는 음악은 베토벤 이후에도 계속해서 만들어졌어요. 자신만의 음악 언어로 이러한 흐름을 '인상주의 음악'으로 확립시킨 인물이 바로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랍니다.
드뷔시는 묘사음악의 선구자였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리스트, 뛰어난 오페라 작곡가였던 바그너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가 만든 인상주의 음악은 한마디로 음악 외의 여러 사물이나 풍경을 인간의 감각으로 느낀 것,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진 상상력을 활용한 음악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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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1862~1918·왼쪽 사진)는 자연과 사물을 보고 인간이 느낀 감정과 상상력을 표현하는 인상주의 음악을 확립했어요.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오른쪽)은 묘사음악과 인상주의 음악을 합친 듯한 ‘새의 카탈로그’라는 명곡을 남겼어요. /위키피디아
인상주의 음악은 조각이나 회화 같은 훌륭한 미술 작품이나 재미난 특징을 가진 사람을 소재로 삼기도 했지만, 드뷔시가 작품의 소재로 특별히 좋아했던 것은 물과 바람, 하늘과 바다, 동물의 모습이었어요. 인간보다 더 큰 존재인 자연을 만났을 때 자신의 상상력이 어떤 영감을 발휘하는지 귀를 기울여 음악에 담아낸 것이죠. 그래서 드뷔시의 작품은 '바다(La Mer)' '베르가마스크 모음곡-달빛(Clair de Lune-Suite Bergamasque)'처럼 자연과 관련된 제목을 가진 아름다운 곡이 많아요.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은 후대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은 인상주의에 좀 더 고풍스럽고 화려한 느낌이 더해진 피아노곡과 관현악곡들을 만들었고, 이탈리아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는 관현악곡 '로마 3부작'을 통해 사라진 고대 로마 제국의 위대한 역사에 대해 추억하는 인상주의 음악을 만들기도 했죠.
◇인상주의와 묘사음악의 만남
묘사음악인 비발디의 '사계'와 인상주의 음악인 베토벤의 '전원'은 모두 그 시대를 한참 앞서나간 뛰어난 걸작이에요. 어쩌면 두 작품 모두 작곡가의 주관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답니다. 실제로 묘사음악과 인상주의 음악을 합친 듯한 작품도 있어요. 오는 24일 내한 공연을 갖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가 연주할 '새의 카탈로그'가 바로 그런 곡입니다.
'새의 카탈로그'를 작곡한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은 드뷔시의 먼 후배뻘로 자연을 무척 사랑한 작곡가였어요. 특히 새들의 울음소리가 그 어느 음악보다도 아름답고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생각했지요. 메시앙은 오선지를 들고 직접 숲속을 다니며 새들의 노랫소리를 음표로 옮겼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자신의 감상도 함께 담아 '새의 카탈로그'라는 독특한 걸작을 탄생시켰답니다.
이번 주말에는 묘사음악과 인상주의 음악의 걸작들을 가족들과 함께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