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다시 요동치는 미국 대선

입력 : 2016.11.04 03:14

제임스 코미 FBI 국장

제임스 코미 FBI 국장.
제임스 코미 FBI 국장. /연합뉴스
최근 제임스 코미(55) 미 연방수사국(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도록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어요. FBI는 국가 안보 관련 범죄나 테러 범죄, 강력 범죄 및 지능형 사기 범죄 등 미국 내 주요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입니다. FBI와 함께 잘 알려져 있는 미 중앙정보국(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은 대통령의 직속 정보기관으로 외국 정부와 기업, 주요 인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하고 있지요.

FBI는 힐러리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이 사용한 노트북에서 힐러리와 애버딘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새롭게 발견되어 재수사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국가기관인 FBI가 힐러리에게 불리한 정보를 흘려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어요. FBI 수사관들이 새로운 이메일을 발견한 건 이미 한 달 가까이 되었는데, 이제야 재수사를 결정한 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코미 국장이 힐러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퍼트려 선거 결과를 바꾸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죠.

뉴욕 출신으로 시카고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법조계로 진출한 코미 국장은 2003년 뉴욕 연방 검사로 재직하던 중 유명 방송인 마사 스튜어트를 기소해 유명해졌어요. 조지 W 부시 정부 때는 미 법무부 차관을 맡았던 '공화당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일하지 않고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FBI 국장으로 임명한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되었지요.

오바마와 달리 클린턴 부부와 코미 국장의 인연은 좋지 않아요. 그가 클린턴 부부를 수사하게 된 게 이번이 벌써 네 번째이기 때문이죠. 1996년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이 아칸소주지사로 있을 당시 클린턴이 부당하게 대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조사할 때 코미가 참여했었어요. 2002년 클린턴이 대통령에서 퇴임하기 직전에 '석유왕' 마크 리치를 사면한 일도 코미가 수사를 맡았었고요.

FBI 국장으로 임명된 후에는 힐러리가 국무부 장관으로 활동하며 개인 이메일로 국가 기밀을 주고받았다는 '이메일 스캔들'의 수사를 지휘했어요. 지난 7월 FBI가 힐러리를 불기소하기로 하면서 두 사람의 악연은 끝나는 듯했지만, 이번에 재수사를 선언하면서 힐러리는 또 한 번 코미에게 발목이 잡힌 셈이에요.

미 연방특별조사국은 조만간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을 금지한 해치법(Hatch Act)을 위반한 혐의로 코미 국장을 수사할 것이라고 합니다. 코미 국장의 재수사 결정은 이번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