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해외여행 가듯 화성 가는 시대 열려요

입력 : 2016.11.02 03:10

[우주여행]

최근 개발된 '재활용 가능' 로켓, 발사한 뒤에도 땅으로 귀환… 우주여행 비용 90% 줄었어요
'머스크 대 베저스' 경쟁 치열 "수십 년 안에 화성 여행 가능"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러시아 가가린 우주훈련센터에서 무중력 체험을 하는 모습이 방영되었어요. 무중력상태가 되자 우주 공간처럼 비행기 안을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시청자가 감탄했지요.

그런데 우주와 화성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는 일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거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어른이 될 때쯤이면 많은 사람이 달이나 화성을 오가는 풍경이 낯설지 않게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우주여행이 어려운 이유

여태껏 우주는 아무나 다녀올 수 없는 공간이었어요. 무엇보다 우주로 가기 위해 필요한 로켓이나 우주선을 만들고 발사하는 데 막대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지난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였던 데니스 티토가 관광 목적으로 처음 우주를 방문했는데, 이때 지급한 돈이 무려 2000만달러(약 230억원)였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과학] 해외여행 가듯 화성 가는 시대 열려요
우주로 가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내보내는 로켓을 만들고 발사하는 데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에요. 지구의 대기권을 뚫고 우주 공간까지 나아가려면 엔진의 힘이 아주 강해야 하고, 로켓 외부의 재질도 강한 압력과 열에도 버틸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야 해요. 심지어 이렇게 만든 로켓들은 모두 일회용이었어요. 한 번 발사되고 나면 바다에 떨어져 폐기물이 되고 말았지요.

◇재활용 로켓이 개발되었어요

그런데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한 '재활용 가능 로켓'들이 개발되고 있어요. 우주산업 회사 '블루 오리진'이 개발한 '뉴 셰퍼드' 로켓이 지난해 11월 발사된 후 지상으로 안전히 착륙하는 데 성공했고, 12월에도 재발사에 성공했답니다. 같은 달 우주산업 회사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도 발사된 후 지상으로 착륙하는 데 성공했고요.

로켓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우주여행 비용이 90% 정도 절감될 거라고 합니다. 우주산업 회사들이 "20만달러(약 2억원)를 내면 우주나 화성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물론 2억원도 아주 비싼 돈이지만, 단 15여 년 만에 우주여행 비용이 100배 정도로 저렴해진 거죠. 우주로 가는 로켓을 더 저렴하게 만들 기술이 개발되면 우주여행에 필요한 비용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화성으로 이주·여행도 가능해질 것"

지난 9월 스페이스X의 대표인 일론 머스크는 "2025년에 화성에 도착하는 우주인이 나올 것이고, 40~100년 사이에 지구인 100만명을 화성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어요. 동시에 지구와 화성을 오가기 위해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행성 간 이동시스템'(ITS)을 공개했답니다.

이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한 번에 100명 이상을 화성에 보낼 수 있는 초대형 로켓과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어요. 발사체의 길이만 122m로 역사상 가장 큰 로켓이 될 거라고 합니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는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은 최대 200명을 태울 것이고 레스토랑과 객실, 무중력 게임장, 영화관 등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어요.

발사체의 소재도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탄소섬유를 이용해 과거보다 적은 연료로 더 멀리 갈 수 있게 된대요. 로켓의 연료는 메탄을 이용할 예정입니다. 화성에는 이산화탄소가 아주 풍부해서 지구에서 수소를 가져가면 화성에서 메탄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지구로 돌아올 때 필요한 연료를 싣고 가지 않아도 화성에서 연료를 충전해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우주선의 연료탱크를 비행 도중에 교체해주는 '우주급유' 기술도 개발되고 있답니다. 이런 기술이 모두 가능해지면 현재 80~200일이 걸리는 화성으로의 여행 시간이 한 달까지 줄어들 거라고 해요.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요. 우주인 6명이 화성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물품을 모두 챙겨 보내려면 로켓이 최소 1400t 무게를 쏘아 올릴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 우주에 보낼 수 있는 무게는 최대 550t이에요.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고, 평균 기온이 영하 63도인 화성의 험난한 환경을 견뎌낼 거주지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답니다.

[단거리 우주여행 상품 등장]

가까운 우주를 다녀오는 여행 상품은 이미 현실에 등장했답니다. 화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주 공간에 나아가 아름다운 지구 모습을 두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영국 '버진 갤럭틱'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은 "25만달러(약 2억6000만원)만 내면 '스페이스십2'라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스페이스십2의 탑승권 예약이 시작된 이후 우주여행을 원하는 700여 명이 신청했다고 합니다. '스페이스십2'에 타게 될 우주 관광객은 우주와 대기의 경계선인 지상 100㎞ 높이 공간에 잠시 머무르며 무중력상태를 경험하고 지구 모습을 바라본 뒤 지상으로 돌아올 예정이래요.

이렇게 상대적으로 지구와 가까운 우주 공간에 나갔다 돌아오는 여행을 준궤도 여행이라고 하는데, 버진 갤럭틱 외에도 여러 우주산업 회사가 준궤도 여행 상품을 마련하고 있답니다. 화성 여행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는 '블루 오리진'도 약 20만달러(약 2억원)를 내면 '뉴 셰퍼드' 우주선을 타고 대기권을 벗어나 잠시 우주에 머물다 돌아올 수 있는 여행 상품을 내놓았어요.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