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옳고 그름의 딜레마에 빠졌을 때… 당신의 선택은?

입력 : 2016.10.28 03:09

'정의란 무엇인가'(어린이용)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늘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여러 가지 주장이 엇갈리죠. 이렇게 의견이 엇갈린다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의견을 따라야 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소수의 의견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정치철학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서 무엇이 옳고 바른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아요. 이 책은 옳고 그름,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의 이익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이 충돌하는 딜레마를 소개하지요. 딜레마란 두 개의 판단 사이에 끼여 어느 쪽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뜻해요.

[이 주의 책] 옳고 그름의 딜레마에 빠졌을 때… 당신의 선택은?
/그림=이병익
샌델 교수는 딜레마를 풀 확실한 정답을 알려주진 않아요. 대신 딜레마를 통해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을 위해 어떤 주장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지요. 샌델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밀, 롤스와 같은 사상가들이 말한 정의의 원칙을 딜레마의 상황에 적용합니다. 이들이 말한 정의가 무엇이고, 그 정의에 따른 원칙들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보여주지요. 더불어 각각의 원칙이 어떤 한계를 갖고 있는지도 말합니다.

가령 제러미 벤담이 주장한 공리주의는 "다수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하라"고 하지만, 샌델 교수는 공리주의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고 말해요. "정의의 원칙을 세울 때에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득과 손해를 따지지 않고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존 롤스의 주장에 대해서도 센델 교수는 "아무리 이득과 손해를 따지지 않으려고 해도 결국 공동체의 이익과 관습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죠.

샌델 교수는 "나에게도 옳은 일이 상대에게도 옳은 일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이 질문들은 우리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지만, 고민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가졌던 생각이 잘못된 건 없었는지 반성해 볼 수 있을 거예요.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그 말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들도 알게 되고요.

이 책을 읽으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정의는 무엇인지 한번 고민해보세요.

최영주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객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