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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피플] 축구 팬들이 슈틸리케에게 화가 난 이유는?

입력 : 2016.10.21 09:40

울리 슈틸리케 감독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성형주 기자
"우리 팀에는 카타르 축구 대표팀의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었다."

지난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란 대표팀에 0대1로 패배했어요. 경기가 끝난 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울리 슈틸리케(62·사진)는 경기 패배 책임을 선수들에게 떠넘기는 발언으로 축구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였어요. 1972년 독일에서 프로 축구 선수로 데뷔한 뒤 세계 최고 프로 축구단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 선수로 맹활약했어요.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을 4번이나 받았고, 스페인 프로 축구 리그 우승도 3번이나 차지했지요. 독일 국가대표 선수로도 활약하며 '유로 1980' 우승, 1982년 스페인월드컵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고요.

하지만 축구 감독으로서는 뚜렷한 활약을 못 했어요. 1989년 스위스 대표팀 감독으로 축구 지도자로서 첫발을 디딘 슈틸리케 감독은 이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과 카타르의 여러 프로 축구팀 감독을 맡고도 단 한 번의 우승도 하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9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감독으로서 좋은 지도력을 선보였어요. 지난해에는 우리 대표팀을 아시안컵 준우승과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이끌면서 한때 '갓(god)틸리케'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답니다.

그랬던 슈틸리케가 이렇게 거센 비난을 받는 이유는 리더로서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에요.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고도 감독으로서 책임은 전혀 말하지 않은 채 "좋은 공격수가 없었다"며 선수들에게 책임을 떠넘겼어요. 심지어 우리 대표팀에는 손흥민이라는 세계 정상급 공격수가 있었는데도 말이죠. 슈틸리케 감독은 팬들의 비난을 향해 "나는 내일이라도 (대표팀을) 나가면 그만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19세기 이탈리아 정치 지도자 주세페 마치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부하의 잘못을 자기 책임으로 돌리는 사람은 훌륭한 리더다. 어리석은 리더는 자기 잘못까지도 부하의 책임으로 돌린다." 지금 축구 팬들은 선수의 잘못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훌륭한 감독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