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작가의 어린 시절 모습 그린 '붉은 머리 소년'
입력 : 2016.10.21 09:39
'홍당무'
지난 6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들은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23.6%)를 가장 좋은 부모로 꼽았어요.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16.1%),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모'(13.7%)도 좋은 부모의 모습으로 꼽혔고요.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1894년 발표된 프랑스 작가 쥘 르나르의 소설 '홍당무'에서도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바라는 어린이가 주인공이에요. 붉은 머리카락과 주근깨투성이 얼굴 때문에 '홍당무'로 불리는 소년이지요. 홍당무의 곁에는 괴팍하고 심술궂은 엄마 르픽 부인, 무뚝뚝한 아빠 르픽씨, 항상 홍당무를 골탕 먹이는 형 펠릭스, 새침데기 누나 에르네스틴이 있습니다.
1894년 발표된 프랑스 작가 쥘 르나르의 소설 '홍당무'에서도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바라는 어린이가 주인공이에요. 붉은 머리카락과 주근깨투성이 얼굴 때문에 '홍당무'로 불리는 소년이지요. 홍당무의 곁에는 괴팍하고 심술궂은 엄마 르픽 부인, 무뚝뚝한 아빠 르픽씨, 항상 홍당무를 골탕 먹이는 형 펠릭스, 새침데기 누나 에르네스틴이 있습니다.
- ▲ /그림=이병익
하지만 르픽 부인은 늘 홍당무에게 가혹합니다. 형 펠릭스와 홍당무를 사사건건 비교하는 건 물론, 심지어 홍당무의 버릇을 고친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거나 닭장에 가두기도 해요. 자신의 잘못을 홍당무에게 뒤집어씌우기도 합니다.
홍당무도 그런 엄마를 미워하면서도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계속해서 황당한 말썽을 일으키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엉뚱한 말을 둘러대요. 그런 홍당무 탓에 오노린 할머니가 뜨거운 물을 뒤집어쓸 뻔하고, 간만에 홍당무를 칭찬해 주려던 르픽 부인은 손가락에 낚싯바늘이 걸리기도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홍당무는 심부름을 시키는 엄마 르픽 부인에게 처음으로 반항을 합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그동안 엄마와 가족들에게 느꼈던 소외감과 갈등을 고백하지요.
천진난만하면서도 엉뚱하고, 때로는 어리석고 교활하기까지 한 홍당무의 모습은 구박받으며 자란 작가의 어린 시절을 반영한 거예요. 소설 '홍당무'는 이렇게 가족 사이의 소외감, 충동적인 말썽을 일으킨 뒤 느끼는 후회, 어른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억울함에 생기는 반항심처럼 어린이들이 느끼는 여러 감정을 담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