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핫 피플] '죽음의 상인', 인류 발전 위한 노벨상 만들다

입력 : 2016.10.13 03:09

알프레드 노벨

"죽음의 상인이 사망하다…. 사람을 더 많이 더 빨리 죽이는 방법을 개발해 부자가 된 인물…."

1888년 프랑스의 한 신문에 난 자신의 부고 기사(사람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를 읽었던 사람은 바로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1833~1896)입니다. 멀쩡히 살아있던 노벨이 어떻게 자신의 부고 기사를 읽게 된 것일까요? 신문사가 노벨의 형 루드비그 노벨의 죽음을 알프레드 노벨의 죽음으로 혼동해 잘못된 기사를 냈기 때문이에요.

오늘날 인류의 평화와 발전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노벨상으로 유명한 노벨은 생전에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어요. 그가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는 광산이나 건설 현장에 폭넓게 쓰인 동시에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였던 폭탄으로도 사용됐기 때문이죠. 다이너마이트로 막대한 부를 쌓은 노벨이 이런 비난을 받았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전 알프레드 노벨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생전 알프레드 노벨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위키피디아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하게 된 데에는 발명가이자 군수업자였던 아버지 임마누엘 노벨의 영향이 컸습니다. 어릴 때부터 과학에 재능을 보이며 아버지의 일을 도왔던 노벨은 1863년부터 무색투명 액체인 나이트로글리세린을 안전하게 활용할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나이트로글리세린은 기존의 화약보다 폭발력이 아주 강했지만, 반대로 약한 진동이나 충격에도 쉽게 폭발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었어요.

오랜 연구 끝에 노벨은 규조라는 조류가 죽어 퇴적된 규조토라는 암석에 나이트로글리세린을 흡수시킨 폭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어요. 1876년부터 '노벨의 안전 화약'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이 폭약이 바로 다이너마이트예요. 노벨은 이후 다이너마이트를 개선한 폭약들을 연이어 개발했어요.

노벨은 죽기 1년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고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노벨상 제정을 위한 기금으로 내놓았어요. 일각에서는 자신을 '죽음의 상인'이라고 표현한 부고 기사를 보고 충격받은 노벨이 죄책감을 덜기 위해 노벨상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노벨이 그런 말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요. 다만 생전에 썼던 편지와 유언장의 내용을 통해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요.

"저는 전쟁을 완전히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물질이나 기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스웨덴 사람이든 외국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조금도 차별하지 않고 인류에게 가장 큰 유익을 가져다준 사람에게 (노벨상을) 수여하는 것이 나의 확고한 소원입니다."

1901년부터 시작된 노벨상 수여는 올해도 변함없이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이미 6개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올해의 수상자가 발표된 가운데, 13일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