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쓰면 쓸수록 요금은 '껑충'… 올여름 국민의 원성 샀어요
입력 : 2016.10.13 03:09
[누진제 전기 요금]
누진제, 사용량 늘수록 가격 상승
가격 많이 오르는 4·5단계 요금… 많은 사람의 비판 받았어요
소득 높을수록 세금 높은 누진세… 빈부 격차 줄이는 데 도움 줘요
여름마다 전기 요금에 대한 불만이 나왔지만, 올해는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수천 명이 소송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되었어요.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라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트는 일이 잦다 보니 누진제 탓에 과도한 전기 요금을 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오늘은 전기 요금 논란에 등장했던 누진제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해요.
Q. 누진제가 무엇인가요?
누진제란 물건을 많이 살수록 물건값이 비싸지는 제도입니다. 누진제 요금은 물건이나 자원을 많이 쓸수록 가격도 점차 높아져 요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물건을 많이 사면 값을 깎아주는 역진제와는 반대되는 것이죠.
Q. 누진제가 무엇인가요?
누진제란 물건을 많이 살수록 물건값이 비싸지는 제도입니다. 누진제 요금은 물건이나 자원을 많이 쓸수록 가격도 점차 높아져 요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물건을 많이 사면 값을 깎아주는 역진제와는 반대되는 것이죠.
누진제 전기 요금의 기본 취지는 '에너지 절약'입니다. 전기는 모든 국민이 쓰는 공동 자원이고 저축해서 쓰기 어려운 자원이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필요한 만큼만 쓰는 게 바람직합니다. 누진제 요금을 적용하면 전기를 많이 쓸수록 가격이 점점 비싸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기 요금을 적게 내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전기를 쓰게 됩니다.
Q. 사람들이 누진제 전기 요금에 불만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한전의 누진제 전기 요금은 6단계로 이루어져 있어요. 전기 사용량에 따라 다른 가격을 적용합니다. 1단계인 100kWh(킬로와트시·전력량) 이하를 사용한 집에는 kWh당 전기 가격을 60.7원으로 매깁니다. 전기 사용량이 많아져 단계가 올라갈수록 kWh당 전기 요금이 점점 높아지는데, 4·5단계부터 kWh당 전기 가격이 심하게 비싸지기 시작해 500kWh를 넘어간 6단계에서는 kWh당 709.5원까지 올라 1단계보다 11.7배까지 비싸져요.
지난여름처럼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만큼 더워지면 사람들은 평소보다 전기를 많이 쓸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4·5단계로 넘어가기만 해도 지나치게 많은 전기 요금을 내도록 누진제가 적용되어 문제가 된 거예요. 단계별로 정해진 전기 사용량 기준은 너무 낮고, 단계별로 적용되는 전기 가격은 너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누진제의 원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이죠. 또 주택보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공장, 상가 등에는 누진제 요금이 적용되지 않는 점도 불공평하다고 볼 수 있어요.
Q. 누진제는 전기 요금에만 적용되는 건가요?
사람들이 각자 벌어들인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소득세에도 누진제가 적용됩니다.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내도록 하고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는 세금을 조금 내게 하는 것이죠.
소득세는 개인이 벌어들이는 돈을 구간별로 나누어 따로 세금을 매기는데, 우리나라는 소득을 모두 합한 금액을 5단계로 구분한 뒤 단계별로 점차 높은 세율을 적용해요. 소득이 연 1200만원 이하인 사람에게는 최저 세율인 6%를 적용합니다. 1200만원을 넘는 소득은 4600만원까지 15%를 세금으로 걷고, 1억5000만원을 넘는 소득은 38%를 세금으로 내게 하죠.
이렇게 되면 소득이 1000만원인 사람은 6% 세율이 적용되어 60만원을 소득세로 내고, 소득이 2000만원인 사람은 192만원을 내게 됩니다. 소득이 2000만원인 사람은 소득이 1000만원이 사람보다 소득은 배가 많지만 세금은 3배 이상으로 내게 되는 거죠.
Q. 이렇게 누진제를 적용하는 이유는 무엇이죠?
이런 제도가 없으면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져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누진제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내야 할 세금도 늘려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과 돈을 적게 버는 사람이 갖게 되는 돈의 차이를 줄여줘요. 정부는 이렇게 걷은 세금으로 생계가 어려운 사람이나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사업을 벌여 빈부 격차를 더 줄입니다.
누진제는 경기가 좋아지거나 나빠질 때 발생하는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보통 사람 소득이 늘어나고 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이때 누진제는 소득이 늘어난 만큼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해 물가가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아줘요. 반대로 경기가 나빠져서 소득이 낮아지면 낮은 세율이 적용되어 사람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요.
누진제 요금과 기본 취지는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전의 누진제 요금은 이런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비판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역진제와 비례제]
비례제는 누구에게나 같은 비율로 부담을 지우는 거예요. 소득세에 비례제를 적용하게 되면(비례세)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같은 비율로 세금을 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1년에 1000만원을 버는 사람이나 2000만원을 버는 사람이나 같은 세율인 10%를 적용해 각각 100만원과 200만원을 내게 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비례제는 물건 가격의 일정한 비율을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소비세에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이 경우 물건을 사는 사람의 소득수준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