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튼튼한 발굽으로 까마득한 절벽도 척척 올라가요
입력 : 2016.10.12 10:27
[산양]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논란 속 주인공
강원도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요.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쪽은 "케이블카 공사로 인해 설악산에 사는 산양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해요. 케이블카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오히려 사람의 발길이 줄어 산양을 보호하기 더 좋다"고 말합니다. 논란 속의 주인공이 된 산양은 설악산을 비롯해 월악산, 오대산, 백암산 등 험하고 거친 바위산에 주로 살아요. 우리나라에 사는 산양은 대략 해발 300~1000m 사이에 많이 사는데, 설악산에는 수백 마리가 흩어져 살고 있답니다.
- ▲ 비무장지대(DMZ)에 살고 있는 산양 모녀의 모습이에요./조선일보DB
산양이 절벽을 잘 타는 비밀은 산양의 발에 있어요. 암벽에 난 조그만 틈에 뾰족한 앞발굽을 밀어 넣어 몸을 지탱할 수 있답니다. 발굽의 둘레가 튼튼해 바위틈에 발굽이 끼어도 발굽이 부서지지 않아요. 단단한 발굽 둘레는 안쪽의 부드러운 발바닥에 상처가 나는 것을 막아주지요. 높게 올라온 발 뒷굽은 경사진 곳에서도 몸이 뒤로 밀리지 않도록 막아주어요.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높은 산은 산양이 살기에 안전한 장소예요. 절벽을 잘 오르지 못하는 맹수와 떨어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산양은 가파른 절벽이나 바위가 험하게 널린 곳을 지나 산 정상까지 곧잘 올라갑니다. 대신 산 정상의 매서운 추위와 거센 바람을 견뎌야 해요. 그래서 온몸은 단백질로 된 두꺼운 털로 덮여 있어요.
봄·여름에는 산 아래로 내려오는데 두툼하던 털이 벗겨지면서 몸이 가냘프게 작아져요. 대신 봄·여름에 난 아삭아삭한 풀과 잎을 먹으며 살을 찌워요. 가을에는 열매도 먹고 털도 자라 일년 중에 덩치가 가장 커진답니다.
다른 초식동물처럼 산양은 식물의 씨앗을 널리 퍼트리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열매의 단단한 씨앗이 산양의 배 속에 들어가면 싹을 틔우기 쉽게 바뀌어요. 산양이 되새김질을 하는 동안 씨앗의 껍질이 말랑말랑해지기 때문이죠. 산양은 산을 오르내리며 배설물을 누어 자신이 먹은 씨앗을 산 곳곳에 퍼트려요.
산양의 나이를 알려면 산양의 뿔을 보면 돼요. 나무의 나이를 알려면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되듯, 산양의 뿔에도 나이테가 있답니다. 야생 산양은 보통 10~15년을 사는데, 서너 살부터 한두 마리의 새끼를 낳기 시작해 죽기 전까지 1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아요. 새끼 산양은 독수리나 담비, 삵의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엄마 산양이 늘 지켜야 한답니다.
히말라야산맥이나 남미의 안데스산맥, 유럽의 알프스산맥에 사는 산양은 해발 3000m 높이의 바위가 널린 산에서 살아요. 우리나라에 사는 산양과 종류는 다르지요. 북아메리카의 로키산맥에는 산양이 10만마리 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산양은 1000마리가 채 안 되지만, 우리가 산양을 잘 보호한다면 수천 마리도 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