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남과 북 이렇게 달라요] 소년단 의무적으로 가입… '꼬마계획' 세워 봉사 활동해요

입력 : 2016.09.14 03:09

북한 학생들의 단체 활동

학교에서 스카우트나 아람단, 우주소년단 같은 단체 활동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이 있을 거예요. 이런 단체 활동은 함께 캠핑을 하거나 여러 탐사·봉사 활동 등을 하며 견문을 넓히고 협동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학생들도 이런 단체 활동을 할까요? 북한에서도 소년단, 청년동맹 같은 단체 활동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와는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답니다.

북한은 1946년에 소련(과거 러시아)의 어린이 단체인 '피오네르'를 본떠 소년단을 만들었어요. 북한 소년 단원들은 붉은 넥타이를 매고 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경례를 하는데, 모두 소련의 '피오네르'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소련의 피오네르는 1922년에 만들어진 뒤 활동을 이어가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함께 자취를 감추었어요.

지난 6월 평양 만경대에서 열린 소년단 야영소 준공식에 참석한 북한 소년단원들이 행진을 하고 있어요.
지난 6월 평양 만경대에서 열린 소년단 야영소 준공식에 참석한 북한 소년단원들이 행진을 하고 있어요.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소련과 달리 북한에서는 소년단이 여전히 북한 어린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답니다. 북한의 모든 어린이는 의무적으로 소년단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죠. 북한 어린이들은 소학교 2학년(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 소년단에 가입해야 하고 만 13세까지 의무적으로 소년단 활동을 해야 합니다. 소년단 활동이 끝나는 만 14세부터는 청년동맹에 의무적으로 가입해 30세까지 단체 활동을 해야 하고요.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은 이런 소년단, 청년동맹을 통해 개인보다 집단이 더 중요하다는 의식을 북한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주입시키는 거예요.

북한의 소년단은 '좋은 일하기 운동'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합니다. 나무 심기나 마을 청소, 금속이나 종이 같은 재활용품 수집, 군인들에게 보낼 토끼 가죽 모으기 등을 한다고 합니다. 소년단원들은 소년단에서 제시한 봉사 활동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개별적으로 '꼬마계획'이라는 걸 세우고 여기에 따라 봉사 활동을 한다고 해요.

북한의 소년단과 청년동맹은 학교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각 학교의 소년단 간부들로 구성된 '규찰대'가 학생들의 복장 상태나 두발 상태 등을 검사하고 교칙을 잘 지키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에요. 또 소년단원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생활총화'라는 회의를 합니다. 학생들이 모여 앉아 일주일간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며 자신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다른 단원들에게 말하고, 다른 단원의 자기반성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는 행사예요. 북한의 집단주의 생활 방식을 배우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답니다. 이런 소년단, 청년동맹 활동을 모범적으로 한 학생은 지도원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아 상급 학교를 진학할 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하지만 북한 소년단의 '꼬마계획'과 같은 봉사 활동이나 '생활총화'와 같은 회의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북한 정권의 사회적 통제를 위한 것이기에 교육적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봉사 활동을 명목으로 소년단원에게 반강제적으로 나라에 필요한 일들을 하도록 부담을 지우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북한 주민이나 어린이들도 예전만큼 소년단과 청년동맹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여러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어린이가 줄어드는 것은 남과 북의 비슷한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김지수 한국교육개발원 통일교육연구실 부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