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인공위성 대체할 첨단 비행기가 뜬다
입력 : 2016.09.13 03:07
[태양광 무인기]
구름·비행기 없는 성층권에 띄우면 공기 적고 기온 낮아 비행 어렵지만 태양광 발전으로 오래 날 수 있어
비용 많이 드는 인공위성 대신 GPS·기상 관측 등 수행할 수 있어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순수 국산 기술로 제작한 태양광 무인기 'EAV-3'가 지난달 고도 18.5㎞를 넘어가는 성층권에서 90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어요. 태양광 무인기가 성층권 고도에서 비행에 성공한 것은 영국·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랍니다.
태양광 무인기는 태양 빛으로 동력을 만들어 원격조종을 통해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뜻해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각국에서는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태양광 무인기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답니다. 대체 태양광 무인기는 어떤 잠재력이 있는 것일까요?
◇성층권을 비행하는 태양광 무인기
태양광 무인기는 사람을 태우거나 물건을 싣는 용도가 아니에요. 일반적인 비행기보다 더 높이 날면서 인공위성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 태양광 무인기의 목표랍니다. 성층권 비행에 성공한 EAV-3는 길이 9m, 날개 길이 20m 크기로 태양전지와 배터리를 이용해서 하늘을 날아요. 비행기 몸체는 첨단 탄소섬유 복합제로 만들어 무게가 단 53㎏밖에 나가지 않는답니다. 날개 윗면에는 태양전지가 붙어 있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로 비행하는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하며 하늘을 날 수 있어요.
태양광 무인기는 태양 빛으로 동력을 만들어 원격조종을 통해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뜻해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각국에서는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태양광 무인기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답니다. 대체 태양광 무인기는 어떤 잠재력이 있는 것일까요?
◇성층권을 비행하는 태양광 무인기
태양광 무인기는 사람을 태우거나 물건을 싣는 용도가 아니에요. 일반적인 비행기보다 더 높이 날면서 인공위성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 태양광 무인기의 목표랍니다. 성층권 비행에 성공한 EAV-3는 길이 9m, 날개 길이 20m 크기로 태양전지와 배터리를 이용해서 하늘을 날아요. 비행기 몸체는 첨단 탄소섬유 복합제로 만들어 무게가 단 53㎏밖에 나가지 않는답니다. 날개 윗면에는 태양전지가 붙어 있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로 비행하는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하며 하늘을 날 수 있어요.
- ▲ /그래픽=안병현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양력(揚力)' 덕분입니다. 양력이란 쉽게 말해 공중으로 뜨게 하는 힘이에요. 비행기는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은 낮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이용해 양력을 얻어 공중으로 떠오른답니다. 비행기 날개를 자세히 살펴보면 위쪽은 볼록하게 올라오고, 아래쪽은 평평하게 되어 있어요. 이 상태에서 비행기가 엔진의 힘으로 앞으로 빠르게 나아가게 되면 날개 위와 아래의 공기 흐름이 달라져요. 날개 윗부분이 볼록하기 때문에 날개 윗부분을 지나는 공기는 볼록한 부분을 넘어 하강 구간을 지나면서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베르누이의 원리에 의해 날개 윗부분의 공기 압력이 낮아지게 되죠.
하지만 날개 아랫부분의 공기 압력은 이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날개 윗부분의 압력이 낮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공기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작용하면서 날개 아랫부분 공기가 날개를 위로 밀어 올리게 되는데, 이게 바로 양력이에요.
그런데 성층권으로 올라가면 공기량은 지상 공기량의 9%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기가 양력을 얻기 더 어려워져요. 공기의 양 자체가 줄어들면 비행기를 밀어 올리는 힘도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게다가 성층권의 온도는 영하 70도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무인 조종을 위해 설치한 통신·항법 장비가 파손되기도 쉽답니다. 일반적인 여객기가 대류권을 벗어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인공위성 대체할 수 있을까
하지만 태양광 무인기가 성층권을 오래 날 수만 있다면 여러 장점을 누릴 수 있어요. 성층권은 공기가 적어 양력을 얻기 어렵지만, 그만큼 바람이 약하고 구름이 없어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태양 빛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요. EAV-3에 설치된 고고도(성층권) 전용 프로펠러는 성층권의 저온에도 작동을 멈추지 않으면서 부족한 추진력과 양력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18㎞ 정도의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다른 비행기들이 다니지 않는 구간에서 자유롭게 지상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어요. 덕분에 인공위성이 제공하는 GPS(위치 정보 시스템), 기상 관측 및 통신 중계 기능을 태양광 무인기가 대신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바꿔 말하면 인공위성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 무인기가 되려면 반드시 성층권에서 아주 오랫동안 날 수 있어야 해요.
태양광 무인기와 비교했을 때 인공위성은 제작·발사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세계적인 인터넷 회사들이 태양광 무인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것도 태양광 무인기의 경제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구글은 5년 동안 고도 20㎞에서 머물 수 있는 태양광 무인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페이스북도 고도 20㎞ 성층권에서 태양전지와 배터리만으로 최고 5년 동안 날 수 있는 태양광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어요. 페이스북은 태양광 무인기로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해 아프리카의 오지에도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을 갖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성층권을 날았던 태양광 무인기는 14일 연속 성층권을 나는 데 성공한 영국 키네틱(QinetiQ)사의 '제퍼(Zephyr)'예요. 유럽의 에어버스 DS(Airbus DS)가 제퍼를 인수해 인공위성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답니다. 러시아와 중국도 태양광 무인기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해낸 성층권 비행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해요. 앞으로도 세계 각국은 인공위성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태양광 무인기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