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카카오 속 폴리페놀, 노화 방지·성인병 예방에 도움 줘요

입력 : 2016.09.05 03:10

초콜릿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에 맺히는 카카오 열매로 만들어요. 카카오나무는 주로 중남미와 서아프리카,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지역에서 자란답니다. 멕시코 아즈텍 문명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카카오나무를 재배해 열매를 잘게 부순 뒤 구워서 흔하게 먹었어요.

하지만 초콜릿을 만들어낸 건 바로 근대 유럽 문명이지요. 카카오 열매가 유럽에 전해진 계기는 탐험가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다다른 것입니다. 콜럼버스가 유럽으로 돌아가며 아메리카 대륙에 있던 카카오 열매를 가져간 것이죠. 하지만 카카오 열매로 오늘날과 같은 초콜릿이 만들어진 것은 19세기 초 무렵이랍니다. 또 초콜릿이 만들어진 뒤에도 한동안 그 가격이 너무 비싸서 20세기 전에는 유럽의 왕족이나 귀족들만 초콜릿을 먹을 수 있었어요.

벨기에 초콜릿은 맛도 좋고 종류도 다양한 것으로 유명해요.
벨기에 초콜릿은 맛도 좋고 종류도 다양한 것으로 유명해요. /토픽이미지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 안에 아몬드 크기로 들어 있는 카카오 빈(bean·콩)으로 만듭니다. 카카오 빈을 볶은 뒤 껍질을 벗겨 내고 남아있는 과육을 으깨어 반죽을 만드는데, 이 반죽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가 되죠. 반죽에 설탕과 우유, 코코아 버터를 넣고 잘 섞어준 다음 틀에 넣어 굳히면 바로 우리가 좋아하는 초콜릿이 되는 거예요. 우유나 물에 타서 마시는 코코아 가루는 반죽을 짜서 그 속에 들어 있는 코코아 버터를 분리한 뒤 남은 것을 잘 말려 곱게 빻은 것이고요.

초콜릿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도 특히 스위스와 벨기에가 다양하고 맛 좋은 초콜릿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벨기에는 19세기 말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콩고에서 대량으로 카카오나무를 재배해 초콜릿을 만들면서 초콜릿 산업의 강국으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벨기에에 가면 100년을 훌쩍 넘긴 수제 초콜릿 가게가 있답니다. 벨기에의 초콜릿 명가로는 길리안(Guylian)이 있어요. 길리안 초콜릿은 바다달팽이 같은 독특한 모양에 맛도 좋아서 출시 초부터 큰 인기를 끌었답니다. 스위스는 200여 년 전 알프스산맥에서 생산된 질 좋은 우유와 초콜릿을 섞은 밀크 초콜릿을 처음으로 개발해 초콜릿 산업의 강국이 되었어요.

초콜릿은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성분도 들어 있답니다. 카카오 빈의 과육으로 만든 반죽에 폴리페놀이 10% 정도 함유되어 있어요. 이 폴리페놀은 초콜릿 제품이 상하는 것을 막아주는 동시에 우리 몸 안에 생기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줘요. 활성산소는 인간이 생명 활동을 하는 동안 몸 안에서 만들어져 체내 조직을 손상시키고 암이나 동맥경화, 당뇨병 같은 성인병을 일으킨답니다. 초콜릿에 든 폴리페놀은 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 방지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초콜릿은 우울한 감정을 달래주고 뇌의 인지 영역을 자극해 기억력을 향상시켜 주는 효과도 있어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콜릿은 우리 몸에 들어가도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지 않고, 초콜릿에 포함된 지방은 다른 종류의 지방보다 신체에 흡수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렇다고 해서 초콜릿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초콜릿에 든 코코아 버터와 설탕으로 인해 비만이 될 수 있어요. 시중에서 파는 초콜릿 70g을 먹는 것은 작은 밥 한 공기를 먹는 것과 열량이 같을 정도로 초콜릿은 고열량 식품이에요. 또 초콜릿에 든 카페인도 과잉 섭취할 경우 불면증에 걸릴 수 있고요. 그래서 초콜릿을 먹을 때 적당량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답니다.


박현진 고려대 교수(식품공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