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배부름보다 꿈을 좇은 갈매기 '조너선'

입력 : 2016.09.01 03:07

'갈매기의 꿈'

어린이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한국직업능률개발원 조사(2014년)에 따르면 초등학생 12.9%, 중학생 31.6%, 고등학생 29.4%가 '장래 희망이 없다'고 응답했어요. 미국의 소설가 리처드 바크가 쓴 '갈매기의 꿈' 프롤로그에는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는 말이 적혀 있답니다.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소설의 주인공인 갈매기 조너선은 오로지 먹기 위해 하늘을 나는 동료들과 다르게 하늘을 나는 것 자체를 사랑한답니다. 그리고 매일 더 멀리 날기 위한 연습을 해요.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은 조너선은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없는지 그 한계를 알고 싶어 하죠. 조너선에게 나는 것은 생존 수단이 아닌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죠.

이런 조너선을 다른 갈매기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조너선의 행동은 갈매기 사회의 생존 논리를 거부하고 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죠. 다른 갈매기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된 조너선은 급기야 갈매기 사회의 전체 회의에서 심판을 받게 됩니다. 조너선에게 붙은 죄는 "분별없이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을 해 갈매기 종족의 존엄성과 전통을 파괴했다"는 것이에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이병익

조너선은 "삶의 의미를 찾고 그것을 추구하는 갈매기는 무책임한 게 아니라 오히려 책임감이 강한 갈매기"라고 항변하죠. "갈매기들이 더 큰 삶의 의미를 깨닫고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내가 배운 것을 가르칠 기회를 달라"고 간청하지만 묵살당합니다. 결국 조너선은 갈매기 사회에서 내쫓기는 신세가 되었어요.

하지만 조너선은 좌절하지 않고 먼바다로 나가 홀로 비행 연습을 합니다. 갈매기 사회에서의 추방은 오히려 조너선에게 더 큰 세상을 볼 기회가 된 것이죠. 자신처럼 날기를 포기하지 않는 설리반과 치앙이라는 친구도 만나게 됩니다. 조너선은 설리번과 치앙에게 다양한 비행술을 배우는 동시에 사랑의 진실한 의미도 깨닫게 됩니다.

조너선은 자신의 깨달음을 고향의 다른 갈매기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이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어요. 조너선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플래처 린드라는 어린 갈매기와 추방된 여섯 마리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주어요. 고향에 돌아와서는 날지 못하던 커크 메이너드를 날 수 있게 돕기도 합니다. 어느새 조너선은 갈매기 사회에서 '위대한 갈매기의 아들'로 불리게 되었죠.

그러나 조너선은 "나는 '위대한 갈매기의 아들'이 아니라 '날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갈매기'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조너선은 플래처 린드에게 "눈이 가르쳐주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믿지 말고, 마음의 눈이 가르쳐주는 것을 믿어라. 이미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찾아내면 비로소 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허공으로 사라집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그저 먹고 마시고 잠자는 맹목적인 삶을 살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찾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이죠. 조너선의 긴 여정은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었고, 거기서 얻은 깨달음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었어요. 어린이 여러분도 조너선처럼 자신의 내면에 있는 꿈을 높이 날아오르게 해보세요.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객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