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한반도에선 사라진 동물의 왕,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입력 : 2016.08.31 03:13
[호랑이]
조선·일제시대 호랑이 사냥으로 많았던 한국호랑이 없어졌어요
러시아·중국에 사는 '아무르호랑이'… 옛날 우리 호랑이와 유전자 동일
수 늘면 백두산까지 내려와 살 수도
옛날 우리나라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동물이 살았답니다. 지금은 보기 어려운 늑대, 표범, 호랑이도 한반도에서 살았다고 해요. 임금님이 살았던 한양의 궁궐에도 간혹 호랑이가 나타났었고, 남해안과 서해안의 섬에도 호랑이가 살았다는 역사적 기록도 남아 있어요. 그런데 그 많던 호랑이는 왜 사라진 것일까요?
호랑이는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살았어요. 옛날에는 모두 9개의 아종(亞種·종으로 독립할 만큼 다르지는 않지만 서로 다른 점이 많고 사는 곳이 차이가 나는 부류)이 있었지만, 지금은 5개 아종만 야생에 살아남아 있어요.
◇생태계 균형 조절하는 동물의 왕
한반도와 접하고 있는 극동 러시아와 중국 동북 지역에는 '아무르호랑이' 또는 '시베리아호랑이'라고 불리는 호랑이 아종이 약 500마리 정도 살고 있답니다. 아무르호랑이는 전 세계에 있는 호랑이 아종 중에서 유일하게 눈이 오는 추운 지역에 살아요. 가장 혹독한 기후에 적응된 강인하고 용맹한 호랑이지요. 아무르호랑이는 특히 겨울에 두껍고 아름다운 털가죽으로 추위를 견딘답니다. 아무르호랑이는 가장 몸집이 큰 호랑이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인도의 벵골호랑이도 몇몇은 아무르호랑이만큼 크다고 합니다.
호랑이는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살았어요. 옛날에는 모두 9개의 아종(亞種·종으로 독립할 만큼 다르지는 않지만 서로 다른 점이 많고 사는 곳이 차이가 나는 부류)이 있었지만, 지금은 5개 아종만 야생에 살아남아 있어요.
◇생태계 균형 조절하는 동물의 왕
한반도와 접하고 있는 극동 러시아와 중국 동북 지역에는 '아무르호랑이' 또는 '시베리아호랑이'라고 불리는 호랑이 아종이 약 500마리 정도 살고 있답니다. 아무르호랑이는 전 세계에 있는 호랑이 아종 중에서 유일하게 눈이 오는 추운 지역에 살아요. 가장 혹독한 기후에 적응된 강인하고 용맹한 호랑이지요. 아무르호랑이는 특히 겨울에 두껍고 아름다운 털가죽으로 추위를 견딘답니다. 아무르호랑이는 가장 몸집이 큰 호랑이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인도의 벵골호랑이도 몇몇은 아무르호랑이만큼 크다고 합니다.
- ▲ 러시아 시베리아 벌판에서 살고 있는 아무르호랑이는 옛날 한반도에서 살았던‘한국호랑이’와 같은 종이랍니다. /토픽이미지
◇우리나라가 '호담국'이 된 사연
옛날 우리나라에 살았던 호랑이를 '한국호랑이'라고 해요. 아무르호랑이와 한국호랑이는 같은 아종일까요, 아니면 다른 아종일까요?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서울대학교와 한국범보전기금의 연구자들이 옛날 한반도에 살았던 한국호랑이의 뼈와 가죽을 찾아 나섰답니다. 결국 찾아낸 표본에서 유전자를 추출하는 데 성공해 아무르호랑이의 유전자와 비교해 보았더니 둘 사이에 전혀 차이가 없었어요. 옛날 한반도에 살았던 한국호랑이는 지금 러시아와 중국에 살고 있는 아무르호랑이와 같은 종류라는 얘기지요.
우리 조상은 호랑이를 경외로운 동물로 여기는 동시에 우리 민족의 문화와 혼을 상징하는 친숙한 동물로 여겼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호랑이에 관한 독특한 이야기나 속담, 호랑이가 그려진 그림이나 공예품 등이 굉장히 발달했답니다. 호랑이가 나오는 전래동화나 전설, 소설, 속담들은 우리나라 곳곳에 수도 없이 퍼져 있어요. 오죽하면 주변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호담국(虎談國)', 즉 호랑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라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여러 이야기 속에서 호랑이는 해학과 풍자의 대상으로 그려지기도 해요.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전래동화에서 호랑이는 곶감을 자기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숙한 녀석이에요. '팥죽할멈과 호랑이'라는 민담에서도 호랑이는 팥죽할멈의 꾀에 된통 혼이 나고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오누이의 엄마를 해치웠다가 썩은 동아줄에서 떨어져 죽는 '인과응보'를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지기도 해요. 이렇게 호랑이가 풍자와 해학의 대상으로 그려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조상이 호랑이를 아주 친숙한 동물로 여겼다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한반도에 호랑이가 돌아올 수 있을까
우리 조상과 가깝게 지내던 호랑이가 한반도에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국의 호랑이를 너무 많이 사냥해서 그렇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아니랍니다. 일제강점기에 호랑이가 사라진 것은 맞지만, 이미 조선시대에도 국가적으로 호랑이를 사냥해서 없애는 '포호정책'이 추진되었어요.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진 건 조선의 포호정책과 일제의 무자비한 호랑이 사냥이 모두 영향을 미친 것이죠.
지금 아무르호랑이가 살고 있는 북한-러시아-중국의 접경지역에서 백두산까지는 불과 200㎞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만약 아무르호랑이 숫자가 늘어나 백두산까지 내려와서 살게 되면, 한반도에도 호랑이가 다시 살게 되는 거예요. 비록 가까운 미래에 남한까지 내려올 수는 없겠지만, 한반도 일부에 호랑이가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은 남아 있는 것이죠.
혹시 호랑이가 돌아오면 사람을 해칠까 걱정하는 어린이가 있나요? 러시아와 중국에 살고 있는 아무르호랑이는 사람을 매우 무서워하고 피한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을 해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사람이 기르는 가축을 해치는 경우는 있다고 해요. 중국 정부는 이런 호랑이의 특성을 고려해 호랑이 보호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요. 백두산에서 가까운 중국 지역에 호랑이 숫자를 점점 늘려가는 동시에 가축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하지만 호랑이와 호랑이의 먹이동물에 대한 불법적인 사냥이 여전히 호랑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범보전기금(www.savetiger.kr)과 여러 국제단체가 러시아와 중국에서 호랑이의 밀렵을 막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우리 모두 호랑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을 통해 아무르호랑이가 한반도로 돌아올 날을 앞당겨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