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남과 북 이렇게 달라요] 군복 입고 천리길 걸어 사적지 방문하는 '답사행군'
입력 : 2016.08.31 03:13
북한의 수학여행
선선한 가을이 되면서 수학여행을 계획하는 학교들이 있을 거예요. 수학여행을 가면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평소에 가보지 못했던 곳에서 역사 유적이나 문화재, 자연환경을 살펴보며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지요.
북한 어린이들도 수학여행을 갈까요? 안타깝게도 북한에는 수학여행이 없답니다. 대신 '답사행군'이라고 부르는 행사가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수학여행과는 많은 차이가 있답니다.
북한의 답사행군은 말 그대로 군대가 행진하는 듯 먼 길을 걸어서 이동하는 행사예요. 종종 기차를 타기도 하지만 군대처럼 줄을 맞추어 먼 길을 걸어야 하는 일종의 극기훈련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는 수학여행 때 편안한 복장이나 교복을 입지만, 답사행군을 가는 북한 어린이들은 모두 군복을 입어야 해요. 낮에는 행군을 하며 김일성·김정일과 관련된 사적지를 방문하고, 저녁에는 시 낭송회나 노래 경연을 갖는다고 해요.
북한 어린이들도 수학여행을 갈까요? 안타깝게도 북한에는 수학여행이 없답니다. 대신 '답사행군'이라고 부르는 행사가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수학여행과는 많은 차이가 있답니다.
북한의 답사행군은 말 그대로 군대가 행진하는 듯 먼 길을 걸어서 이동하는 행사예요. 종종 기차를 타기도 하지만 군대처럼 줄을 맞추어 먼 길을 걸어야 하는 일종의 극기훈련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는 수학여행 때 편안한 복장이나 교복을 입지만, 답사행군을 가는 북한 어린이들은 모두 군복을 입어야 해요. 낮에는 행군을 하며 김일성·김정일과 관련된 사적지를 방문하고, 저녁에는 시 낭송회나 노래 경연을 갖는다고 해요.
- ▲ 지난 2월 북한 혜산시에서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답사행군을 떠나는 모습이에요.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백두산을 오르는 답사행군도 있어요.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 전이나 6~7월을 전후로 6박 7일간 백두산에 올라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산 밀영(密營·밀림이나 산악 지대에 유격대가 비밀리에 자리 잡은 곳)을 둘러보는 행군이에요.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백두산에 숨어 항일 무장투쟁을 했고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고 말하며 백두산을 성스러운 산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하지만 백두산 밀영은 가짜예요.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김일성은 1930년대 만주 일대에서 빨치산 활동을 벌이다 일본군의 토벌 작전에 쫓겨 1940년 10월쯤 소련으로 피신했어요. 이때 김일성은 김정일을 낳은 김정숙과 동행했다고 합니다. 김정일이 태어난 1942년 무렵에도 김일성과 김정숙은 소련의 블라디보스토크 근처에 있었을 것이라는 대다수 학자의 견해예요. 하지만 북한 정권은 어린이들에게 집단주의 정신을 주입하고 주민들의 충성심을 높이기 위해 백두산 밀영 같은 사적지를 답사하도록 하는 거예요.
북한에서는 이런 답사행군을 '지·덕·체를 갖춘 인간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당화하고 있어요. 하지만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인간은 비판적 성찰을 해야 덕에 대한 지식을 얻고 덕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사물이나 현상의 옳고 그름을 따져보고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살펴야 진정한 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비판은 허용하지 않고 험난한 일정의 답사행군으로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한 충성심을 강요하는 것은 소크라테스의 관점에서는 덕을 기르는 교육이라고 볼 수 없을 거예요.
반면 우리나라의 수학여행은 평소에 가보지 못한 장소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우며 친구들과 느낀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죠.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비판적 성찰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죠. 북한 어린이들도 답사행군 대신 즐거운 수학여행을 우리 어린이들과 함께 떠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