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햄버거 속 빨간 토마토도 보관 쉽게 유전자 변형했어요
[GM 식품 논란]
장점 DNA 조합한 GM 식품, 해충에 강해 잘 자라 가격 낮아져
굶주린 사람 돕는 식량으로 활용도… 1998년 영국서 처음 유해성 주장
2010년 이후 여러 연구 기관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 결론 내려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유전자 변형 콩(GM 콩)을 예로 들어볼게요. 병해충에게만 해로운 독소를 만들어내는 토양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잘라내 병해충에 약한 콩의 DNA에 결합합니다. 유전자가 변형된 이 GM 콩은 토양 박테리아처럼 세포에서 병해충에게만 해로운 독소를 만들어내요. 덕분에 농부들은 굳이 농약을 뿌리지 않아도 예전보다 더 많은 양의 콩을 수확할 수 있게 됩니다. GM 콩이 만든 독소가 병해충을 쫓아내기 때문이에요. GM 콩 같은 유전자 변형 작물이 늘어나면서 농산물 가격이 내려갔고, 덕분에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싼값으로 농산물을 살 수 있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GM 식품을 사람이 먹으면 우리 몸의 유전자에도 변형이 일어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GM 식품의 안전성을 두고 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과학자가 "GM 식품이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과학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최근에는 세계 곳곳에서 GM 식품을 대량으로 생산·소비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GMO 표시를 의무적으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잠잠했던 GM 식품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과학자들 "GM 식품 반대 그만둬라"
유전자 변형 기술은 1973년 미국의 분자생물학자 스탠리 코언이 처음 실용화에 성공했어요. 세상에 첫선을 보인 GM 식품은 바로 1994년 다국적기업 '몬샌토'가 내놓은 유전자 변형 토마토(GM 토마토)예요. 이 GM 토마토는 쉽게 무르지도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데다 값도 아주 저렴했어요. 그래서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의 재료로 불티나게 팔렸답니다. 그 이후로 유전자를 변형한 콩, 옥수수, 감자 등 여러 GM 농산물이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되었어요.
실제로 GM 농산물은 생산 비용을 낮추어 농산물 가격을 떨어트리는 데 도움을 준 동시에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식량난을 해소할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이미 GM 농산물은 전 세계에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구호용 식량으로도 활용되고 있답니다.
- ▲ 그래픽=안병현
이런 GM 식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벌어진 계기는 지난 1998년 영국에서 "유전자 변형 감자를 먹은 쥐에게서 성장 장애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예요. 이후 세계의 여러 환경 단체들은 "GM 식품이 사람의 몸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런 주장을 수용해 GM 식품의 생산을 금지하거나 미국처럼 GMO 표시를 반드시 하도록 하는 법이 세계 곳곳에 등장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학협회, 영국왕립학회 같은 연구 기관들은 "GM 식품을 먹은 사람이나 동물이 병에 걸리거나 유전적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2013년에는 GM 식품을 반대했던 영국의 환경 운동가 마크 라이너스가 "환경 운동가들이 GM 식품이 해롭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를 애써 무시해왔다"는 고백을 해 세계 여러 환경 단체들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고요. 특히 지난 6월에는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110명이 국제 환경 단체 그린피스 측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GM 식품 반대 주장을 그만둬라"는 성명을 발표했어요. 대부분의 과학자는 GM 식품을 사람이나 동물이 먹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유전자 변형은 자연에서도 일어나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미국에서 GMO 표시를 하도록 한 법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법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GM 식품의 안전성이 100% 입증된 게 아닌 이상, 소비자들도 GM 식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주장이 무책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GM 식품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고, 설령 GM 식품이 해롭다 하더라도 결국 "소비자들이 알아서 피하라"는 비겁한 방식이라는 거예요.
과학자들은 유전자 변형이 자연 상태에서도 쉽게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생물이 진화하는 것도 자연 상태에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기에 가능한 것이죠. 유전자 변형 기술이 개발되기 전 농생물학자들이 여러 품종을 섞어 농작물의 품질을 높인 육종법도 일종의 유전자 변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과학자는 DNA를 잘라붙이는 유전자 변형 기술은 그저 기존의 유전자 변형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해요. 또 GM 식품을 먹더라도 변형된 유전자가 사람 몸에 그대로 흡수되는 게 아니라 보통 음식처럼 단백질이나 핵산 같은 영양분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