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철학자가 나라 다스리는 '철인정치' 내세웠어요

입력 : 2016.08.18 03:16

플라톤의 국가

최근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는 5만원 이하의 저가 선물 세트 상품이 많이 전시되고 있다고 해요. 공직자나 언론인 등이 비싼 선물이나 식사 대접을 받지 못하도록 한 '김영란법'이 다음 달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죠. '김영란법'의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이 법안을 추진해 '김영란법'이라고 불려요. 공직자가 뇌물을 받고 부당하게 일을 하지 않도록 해 정의롭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예요. 만약 모든 공직자가 양심과 도덕을 지키며 선하게 살아간다면 김영란법이 없어도 정의는 실현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늘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이 있다 보니 이런 법이 생기게 된 것이죠.

"정의가 중요하다"는 말은 2400여 년 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도 자주 했던 말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남긴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예요.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대표적인 제자고요. 정의에 대한 이들의 생각과 철학은 '국가'라는 고전에 잘 나와 있어요.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화가 라파엘로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그린 ‘아테네 학당’이라는 벽화예요. 그림 한가운데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이 플라톤이고, 그 왼편에 녹색 옷을 입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소크라테스예요.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화가 라파엘로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그린 ‘아테네 학당’이라는 벽화예요. 그림 한가운데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이 플라톤이고, 그 왼편에 녹색 옷을 입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소크라테스예요.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제자, 그리고 당시 활동했던 여러 철학자와 나눈 대화를 플라톤이 기록한 것으로 전해져요.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사상이나 생각을 문자나 언어로 나타내기 어렵다고 생각해 글을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플라톤이 '국가'에서 소크라테스의 말을 기록한 덕분에 그의 생각과 철학을 지금도 알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이 책에는 소크라테스의 생각만 있는 게 아니라 책을 쓴 플라톤의 철학도 배어 있답니다.

소크라테스는 개인이 아무리 정의를 지킨다 해도 국가와 사회, 다른 사람이 정의롭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라를 다스리는 공직자가 정의로운 사회를 유지해야 개개인이 정의를 지키고 그에 맞는 보답을 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플라톤은 한발 더 나아가 철학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정의 사회라는 주장을 내놓았어요. 철학자는 이성적이고 지혜롭기 때문에 누구보다 나라를 정의롭게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플라톤의 주장을 우리는 '철인정치(哲人政治)'라고 부릅니다. '국가'에는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다양한 철학이 담겨 있어요.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지 않았어요. 질문이나 주제만 제시하고, 제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서 의견을 말하게 했지요.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반박하며 의문을 갖는 제자들을 오히려 더 좋아했어요.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묻고 답하는 '문답법'이 진정으로 지식을 알아 가고 스스로 정의를 만들어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답니다. 2400년 전 소크라테스는 이미 토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은 정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국가가 정의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처럼 친구들과 모여 정의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묻고 답해보세요.



김마리아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객원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