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종교 이야기] 노아의 할아버지… 하나님의 심판 세상에 알렸죠
므두셀라
성경 창세기에는 진시황이 부러워할 만한 신화적 인물 '므두셀라(Methuselah)'가 등장해요. 므두셀라는 히브리어로 '창을 던지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최초의 인간 '아담'의 손자인 에녹(Enoch)이 아들을 낳았을 때 하나님은 이러한 계시를 에녹에게 전했어요. "너의 아들이 죽을 때 세상의 죄악을 심판할 것이다."
에녹은 이러한 하나님의 계시를 전하기 위해 아들에게 므두셀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당시에는 전쟁에서 창을 던지는 사람이 죽는 것은 곧 '우리 편이 전쟁에서 졌고, 곧 적군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어요. 에녹은 '므두셀라가 죽으면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아들의 이름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거예요.
- ▲ 미국 신시내티 크리에이션 박물관(Creation Museum)에는 로봇 인형으로 만든 ‘므두셀라’가 전시되어 있어요. /Creation Museum
성경에 따르면 므두셀라는 969년을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어요. 므두셀라는 187세 때 '라멕(Lamech)'을 낳았고, 라멕은 182세가 되었을 때 노아(Noah)를 낳았는데 라멕은 777년, 노아는 950년을 살았다고 쓰여 있답니다. 므두셀라의 아들과 손자 모두 므두셀라 못지않은 장수를 누린 것이죠. 므두셀라 삼대가 이렇게 오래 살았던 이유는 '타락한 인간 세계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하지만 인간들의 타락이 계속되자, 하나님은 계시한 대로 심판을 내리기로 결심했어요. 므두셀라가 869세, 노아가 500세가 되었을 때 하나님은 노아를 찾아가 "세상의 죄악을 심판하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킬 것이니 너와 너의 아들 부부, 세상의 모든 동물의 암수 한 쌍을 함께 탈 수 있는 커다란 방주를 만들라"는 계시를 내려요. 계시를 받은 노아는 대홍수에도 가라앉지 않을 거대한 방주를 만드는데, 이게 그 유명한 '노아의 방주'예요.
정확히 100년 뒤 므두셀라가 죽자 대홍수가 시작되었고, 방주에 타지 않은 사람은 모두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해요. "므두셀라가 죽을 때 타락한 인간 세계를 심판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계시가 이루어진 것이에요. 므두셀라는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대로 결국 인류의 '창 던지는 자' 역할을 한 것이죠.
므두셀라는 살아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인간이 타락한다면 언젠가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쉼 없이 전했다고 해요. 그런 그가 969년이나 살았다는 것은 하나님은 아주 오래 참는 분이라는 것을 보여 준 것이기도 해요. 심판의 상징인 므두셀라의 생명을 최대한 연장시켜 한 사람이라도 더 노아의 방주에 태울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심리학에서는 과거의 추억 중 나쁜 기억을 애써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기려고 하는 심리를 '므두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라고 불러요. 왜냐하면 므두셀라가 타락한 인간 세계를 보며 "지금보다 과거가 더 좋았다"는 한탄을 늘 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성경 속에서 '장수'와 '심판'을 상징하는 신화적 존재인 므두셀라는 이렇게 오늘날에도 우리들 입에 오르내리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