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남과 북 이렇게 달라요] 1989년 자본주의로 돌아서… 한국과 더 가까운 우방관계 맺었죠
입력 : 2016.07.06 03:11
북한과 형제의 나라였던 '헝가리'
유럽 중앙에 위치한 헝가리에 얼마 전 다녀왔어요. 헝가리는 북한처럼 1949년부터 공산당 정권이 통치하다 1989년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한 나라예요. 헝가리는 한때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 가운데 경제적으로 가장 부유해 '사회주의 국가의 발전 모델'이라는 말까지 듣던 나라였어요. 하지만 공산당 정권이 경제정책에 실패하고 주민들을 억압하자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면서 결국 시장경제 체제를 받아들인 것이지요. 체제가 바뀌면서 헝가리는 크게 달라졌답니다.
- ▲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한 헝가리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어요. 지난 2013년 수도 부다페스트의 부다페스트 리스트 페렌츠 국제공항 제2 터미널에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탑승 편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위키피디아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수교한 헝가리를 맹비난한 적도 있답니다. 사회주의 변절자니,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윽박질렀지만,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잇따라 개혁과 개방의 길을 택하고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선택을 하게 되었죠. 그 이전까지 북한과 헝가리는 '형제 국가'라는 관계를 맺을 만큼 가깝게 지냈답니다. 그러나 1989년 체제를 전환하며 우리나라와 국교를 맺고 가장 가까운 우방관계가 되었어요. 이와 동시에 북한과의 외교관계는 거의 단절되는 수준에 이르렀어요.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한번 해보죠. 만약 1989년 헝가리가 체제 전환을 통한 개혁과 개방에 나섰을 때 북한도 같은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헝가리와 동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주민들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과 왕래를 보장했더라면 지금의 북한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을 거예요. 북한이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핵무기 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등 군사력 강화에 힘쓰는 대신 하루빨리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와 북한 주민 삶의 질을 높였으면 좋겠어요.